러’ 푸틴 반대 록 그룹, 징역형 불복 항소

러’ 푸틴 반대 록 그룹, 징역형 불복 항소

입력 2012-08-28 00:00
업데이트 2012-08-2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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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범죄 구성요소되는 종교적 증오없었다”

러시아 정교회 사원에서 푸틴 번대 공연을 벌였다가 각각 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러시아 펑크록 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 단원들이 27일(현지시간)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록 그룹 변호인 니콜라이 폴로조프는 이날 “상급 법원이 1차 법원 판결이 불법이고 근거가 없음을 인정하고 그것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고 항소 사실을 밝혔다.

그는 ‘종교적 증오에 따른 난폭 행위’ 혐의를 적용받은 피고인들의 행위에서 범죄 구성 요소가 되는 종교적 증오나 적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폴로조프는 “우선 15 페이지의 짧은 항소문을 작성해 제출했다”며 “판결문 자체가 아주 특별한 말들로 쓰였기 때문에 이를 자세히 분석하기 위해선 시간이 더 걸린다”고 밝혔다. 그는 항소장을 보충해 법원에 추가로 제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폴로조프는 항소 법원이 상소를 정당하게 심사한다면 원심 판결을 취소하는 것이 맞지만 1심 법원의 판결 행태를 볼 때 기대할 수 있는 판결은 몇 개월 정도의 감형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푸시 라이엇’ 단원 5명은 러시아에서 대통령 선거 유세가 한창이던 지난 2월 얼굴에 복면을 쓰고 요란한 의상을 입은 채 크렘린궁 인근의 정교회 사원 ‘구세주 성당’ 제단에 올라가 ‘성모여, 푸틴을 쫓아내소서’란 노래와 춤이 섞인 시위성 공연을 펼쳐 러시아 정계와 종교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엄숙하기로 유명한 러시아 최대 정교회 사원에서 록 음악을 연주한 것 자체가 신성 모독으로 여겨지는 데다 노래 가사에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대선 후보(현 대통령)와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수사 당국은 복면을 한 ‘푸시 라이엇’ 멤버 전원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해 공연을 펼친 5명 중 나제즈다 톨로콘니코바(22), 마리야 알료히나(24), 예카테리나 사무체비치(29) 등 3명을 우선 검거해 ‘종교적 증오에 따른 난폭 행위’ 혐의로 기소했다.

모스크바 하모브니체스키 지역 법원은 지난 17일 이들에게 각각 2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모스크바 경찰은 법원 판결이 있은 지 며칠 후 ‘푸시 라이엇’이 더는 푸틴 반대 공연을 하지 못하도록 경고하기 위해 체포되지 않은 다른 단원도 뒤쫓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앞서 26일 ‘푸시 라이엇’ 단원을 자처하는 네티즌은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록 그룹 단원 14명이 여전히 자유로운 상태이며 이 중 2명은 외국으로 탈출했다는 글을 올렸다.

록 그룹의 또 다른 변호인 마르크 페이긴도 이날 수사 기관의 추적을 받는 단원 2명이 외국으로 출국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단원들의 외국 탈출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 러시아 국내외에선 푸틴 정부가 반대 세력을 정치적으로 탄압하고 있다며 록 그룹 단원들에 대한 유죄 판결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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