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 내부 첫 공개

옛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 내부 첫 공개

입력 2012-08-31 00:00
수정 2012-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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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난로·천장장식… 100년前 모습 그대로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로건 서클 역사지구’ 15번지 옛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의 내부가 102년 만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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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년에 촬영한 워싱턴DC의 옛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 내부. 문화재청 제공
1903년에 촬영한 워싱턴DC의 옛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 내부.
문화재청 제공


당시 명칭이 ‘대조선주차 미국 화성돈 공사관’(大朝鮮駐箚 美國華盛頓 公使館)이었던 3층짜리 빅토리아 양식의 건물은 대한제국 시절인 1891년 11월 고종 황제가 당시로서는 거금인 2만 5000달러를 하사해 매입한 뒤 1905년 11월 을사늑약이 체결돼 일제에 외교권을 박탈당할 때까지 14년간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으로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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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현지시간) 공개된 현재의 모습. 샹들리에와 일부 장식품을 제외하고 구조 등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문화재청 제공
지난 29일(현지시간) 공개된 현재의 모습. 샹들리에와 일부 장식품을 제외하고 구조 등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과 문화유산국민신탁(이사장 김종규)은 당시 일제로부터 단돈 5달러를 받고 강제 매각당한 이 건물을 최근 350만 달러(약 39억원)에 매입하기로 했고, 경술국치 102주년인 29일(현지시간) 현지 조사단을 파견해 건물 내부 상태를 정밀 검사했다.

이날 공개된 내부 모습 역시 건물 외부와 마찬가지로 100년의 세월이 무상할 만큼 당시의 흔적들이 오롯이 남아 있었다.

조사단이 접견실과 집무실, 주방과 식당 등으로 사용된 1층을 둘러본 결과 벽면에 붙어 있는 세 개의 벽난로와 타일 문양, 벽체와 천장을 잇는 몰딩 장식, 샹들리에가 걸린 천장 부분의 타원형 테라코타 등 사진 속 원형이 대부분 남아 있었다.

내부 골조나 벽체를 허물지 않고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공사의 침실과 휴식 공간으로 사용됐던 2층 역시 유리창 구조와 정교하게 깎은 나무를 조립해 만든 창문 가리개 등이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3층은 중간 벽이나 칸막이 없이 완전히 터진 공간으로 당시 미국 정부 관계자나 외국 외교사절을 초청해 연회를 열거나 각종 이벤트를 벌이는 다용도 공간으로 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올해 안으로 건물 내·외부에 대한 정밀조사를 마친 뒤 전문가와 재미교포 사회의 의견 수렴을 거쳐 건물을 한국 전통문화 전시 및 홍보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연합뉴스

2012-08-3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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