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중소기업 죽이는 재벌에 불만”

“한국인, 중소기업 죽이는 재벌에 불만”

입력 2012-11-13 00:00
수정 2012-11-1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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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국면이 한창인 한국에서 국민들이 재벌을 중소기업을 해치는 존재로 보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로 대변되는 재벌들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며 한국 경제 위상도 많이 끌어올렸지만 선거 국면에서 그 성공이 빚은 대가, 즉 소득격차 확대와 중소기업의 위기, 높은 자살률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대기업계열 슈퍼마켓이 주변에 들어와 28년간 운영하던 과일가게를 그만둬야 할 처지의 60대 여성을 소개하면서, 젊은 때 봉제공장에서 일하며 남동생을 공부시켜 재벌가 기업에 입사시켰으나 이제는 재벌가에 의해 장사를 그만둬야 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재벌가 기업들이 한국인 일상의 거의 모든 부분에 뿌리내린 현실에 대해 30대 삼성전자 직원의 사례를 들었다.

이 직원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만든 타워팰리스에서 살고, 삼성 이건희 회장의 조카 회사인 신세계그룹이 지분을 보유한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신다. 또 신세계 백화점에서 산 의류를 입고 출퇴근용으로 르노삼성차를 탄다.

신라호텔에서 결혼하고 삼성의료원에서 아이를 낳았으며, 신세계의 죽전 아울렛에서 제일모직이 만든 양복도 산다. 물론 당연히 삼성전자가 만든 휴대전화를 갖고 다닌다.

블룸버그는 이와 함께 각종 자료를 통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재벌들의 비중도 설명했다.

10대 대기업 집단이 증권거래소 1천779개 상장 주식 전체 가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35대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 수는 지난 4년간 거의 배로 늘어 약 600개가 됐으며, 30대 재벌가의 수출은 한국 전체 수출의 84%를 차지한다.

그러나 고용이나 세금 납부 실적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30대 대기업 집단은 한국 전체 노동력의 6%만을 고용하고 있으며, 2010년 이들이 납부한 법인세는 전체 세금 수입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또 횡령 등 이들 재벌그룹 오너들의 부도덕한 행태나 재벌들의 복잡한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는 결국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로도 작용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도 이들 재벌 브랜드의 국제 위상이나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때문에 재벌 구조를 개혁하려는 움직임은 더딜 것으로 CLSA 증권 등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자신들의 사업영역을 해치지만 한국의 글로벌 브랜드라는 자부심으로 인한 애증 관계도 지배구조 개선을 어렵게 할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는 김경원(26)씨는 블룸버그통신에 “한국경제가 재벌 없이는 오늘날처럼 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은 모두 인정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하지만 현재 구조가 미래에도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 소수 기업이 거의 모든 것을 소유하는 게 정상적이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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