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는 ‘아비규환’..이스라엘 5~10분 간격 폭격

가자는 ‘아비규환’..이스라엘 5~10분 간격 폭격

입력 2012-11-20 00:00
업데이트 2012-11-2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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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신처 없어 무방비 노출..일가족 13명 몰살..기자들도 병원서 기사 송고”가자 주민 전체가 이스라엘에 저항..국제사회 지지덕에 그나마 행복”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최악입니다. 가자지구에 사는 주민은 지금 이스라엘 폭격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인구 45만명의 가자시티는 이스라엘 폭격의 두려움에 외출을 극도로 꺼리는 주민들로 ‘유령도시’가 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사이 교전이 엿새째 이어지면서 가자지구 최대도시 가자시티 참상이 목격자들의 증언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가자시티 주민은 5~10분 간격의 폭격 속에 의약품과 식품 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고 병상이 모자라 병원은 ‘아비규환’ 그 자체라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현재 아랍 국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고 국제사회 지지도 이어지면서 일부 가자 주민은 “행복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이집트 활동가들은 말했다.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를 방문하고 나서 다음 날인 19일 이집트로 복귀한 아미라 마그디(25.여)는 라파 국경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가자시티를 방문한 날 밤 (이스라엘의) 폭격이 너무 심해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5분~10분 간격으로 폭발음을 들었다”며 “나와 가까운 거리에 있던 민간인 거주 건물도 폭격을 받고 폭삭 무너졌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또 “주민들은 음식과 의약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며 “병원은 사망자와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고 했다.

병원을 잠시 방문했을 때만 해도 시신을 10구 이상 목격했다고 그는 전했다.

같은 일행인 오마르 사케르(21)는 “가자시티 주민 모두 집으로 피신한 채 외출을 삼갔다”며 “하지만 마땅한 은신처가 없어 폭격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폭격으로 팔레스타인 가족 13명이 한꺼번에 몰살됐다는 현장에도 직접 가 봤다”고 덧붙였다.

가자지구에 머무는 외신 기자들도 두려움에 떨기는 마찬가지였다.

가자시티 미디어센터에 사무실이 있다는 ‘팔레스타인 투데이TV’ 뉴스 매니저인 아부 클래어는 “외신 기자들 일부는 사무실이 언제 폭격을 받을지 몰라 나름 안전하다고 판단한 병원으로 가서 기사를 전송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라파 국경을 넘어 이집트로 넘어온 그는 레바논 베이루트 지국으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가자지구 주민 일부는 아랍 세계의 지지에 힘을 얻어 이스라엘 공습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렸다고 가자 방문객은 전했다.

이집트의 히샴 칸딜 총리가 가자지구를 방문한 데 이어 아랍 국가 정상과 외교관, 아랍연맹 사절단의 잇따른 가자 방문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가자지구를 방문한 카이로대 재학생인 호셈 아흐메드(24)는 “가자 지구 주민 중에는 여태껏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생각했다가 이번엔 그렇지 않아 ‘매우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며 “자신들의 땅에서 죽는다면 ‘영광이다’라고 한 사람도 만났다”고 했다.

가자시티에서 남쪽으로 약 20km 떨어진 마을에 산다는 카림 마흐무드(66)는 기자를 만나자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평화를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집트 출장을 마치고 2주 만에 가자지구로 복귀하기 위해 검문소에서 대기중이던 그는 이번 충돌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간 전쟁이 아니다”며 “하마스뿐 아니라 가자 주민 모두가 이스라엘에 대항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일반 주민에게도 폭격을 퍼붓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가자지구는 그동안 국제사회의 외면을 받아왔다”며 “하지만 지금은 아랍국가들이 우리를 지지하고 가자지구를 방문하는 등 상황이 달라졌다. 국제사회의 더 많은 지원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가자 지구 주민은 평화를 원한다”며 “이스라엘과 서방이 하마스와 가자지구를 테러 집단·지역으로 간주하지만 우리는 가자를 점령한 이스라엘에만 대항할 뿐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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