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 방문지 국가박물관서 연설
“공허한 담론은 나라를 망친다. 실질적인 행동으로 국가를 부흥시키자.”(공담오국, 실간흥방·空談誤國, 實幹興邦)중국 시진핑(習近平) 총서기가 지난 29일 취임 후 첫 방문지로 베이징의 국가박물관을 찾아 이 같은 화두를 제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30일 보도했다. ‘공담오국, 실간흥방‘은 좌·우파 간 이념 논쟁으로 개혁, 개방이 위기에 봉착했던 1992년 덩샤오핑(鄧小平)이 남순강화(南巡講話)를 통해 제시한 해답으로 “더 이상 쓸데없는 (이념) 논쟁은 하지 말자.”는 것이다.
시 총서기가 첫 방문지에서 이처럼 ‘덩샤오핑 정신’을 꺼내 든 것은 권력 교체 과정에서 격돌했던 좌·우파 간 이념 논쟁을 일단 접어두고 부강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개혁, 개방을 견지하면서 경제 성장에 매진하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파 일색인 새 지도부에 대한 개혁파의 우려를 의식한 언급으로도 보인다.
이날 시 총서기는 ‘부흥’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를 비롯한 전체 상무위원단과 함께 국가박물관에서 ‘부흥의 길’ 전시를 관람한 뒤 “개혁, 개방 이래 우리는 마침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길을 찾아냈고 그 길로 가기 위한 방법은 바로 중국 특색 사회주의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화민족은 위대한 부흥의 밝은 미래를 앞두고 있다.”면서 “역사상 어느 시기보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목표에 가까이 다가와 있다.”고 주장했다. 또 “2021년 공산당 창당 100주년에 맞춰 샤오캉(小康·먹고살 만한)사회 건설을 완성하고 2049년 건국 100주년에는 현대화를 마무리한 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부흥의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2002년 총서기 선임 뒤 공산당 혁명 성지인 허베이(河北)성 시바이포(西柏坡)를 첫 방문지로 삼아 자신에 대한 보수파 원로들의 우려를 불식시킨 바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2012-12-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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