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美 뉴타운 ‘악마가 찾아온’ 도시로 돌변

총기난사 美 뉴타운 ‘악마가 찾아온’ 도시로 돌변

입력 2012-12-15 00:00
수정 2012-12-1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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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소방관·취재진 북적..주민 찾아보기 어려워

14일(현지시간) 최소 27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코네티컷주의 뉴타운은 전형적인 주거 도시다.

집들이 몇 채씩 모여 있거나 도로를 따라 드문드문 있었고 거주지에서 차로 5∼10분 걸리는 곳에는 한국의 읍내를 연상시키는 식당과 가게 등 편의시설들이 모여 있다.

뉴타운의 인구는 2만7천명 정도로 주민 대다수가 하트퍼드, 스탬퍼드 등 인근 대도시에 있는 직장으로 출퇴근한다.

특별한 뉴스가 별로 없는 게 정상인 조용한 도시이며 소득 수준이 높고 안전해 살기 좋은 곳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뉴욕에서 120㎞ 정도 떨어진 이곳에 가까워질수록 더 이상 평화로운 도시가 아닌, 어린이 20명이 졸지에 희생된 참혹한 비극의 현장이라는 게 느껴졌다.

경찰은 고속도로에서부터 뉴타운과 참사 현장인 샌디훅 초등학교로 나가는 진출로를 차단했다. 도로를 우회해서 힘겹게 샌디훅 초등학교 근처로 접근했지만 경찰은 학교 인근 마을에서 학교로 가는 길도 막고 통제했다.

한 경찰은 “경계령이 내려진 상태이며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접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샌디훅 초등학교 인근 마을의 공터와 길가에는 취재진의 차량이 장사진을 이뤘고 밤에는 현장 생중계를 하는 방송사들의 조명이 주변을 환하게 비췄다.

경찰과 소방관, 취재진들은 많이 눈에 띄었지만 현지 주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불과 8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세탁소를 운영한다는 교민 현경숙(47) 씨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가게 손님이 거의 없다”면서 “주민 대부분이 충격을 받아서 집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 씨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이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 뭐라고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대니얼 맬로이 코네티컷 주지사도 사건 발생 직후 “오늘 악마가 찾아왔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름을 밝힐 수 없다는 한 소방관은 “사건 직후 아이들이 대피하고 부모들이 자녀의 생사를 확인하느라 많은 소란이 있었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직후 미국 TV 방송에서는 학교 주변에 많은 구급차가 비상대기하고 교사의 인솔로 아이들이 대피하는 모습, 울면서 휴대전화로 지인의 생사를 확인하는 모습 등이 잇따라 방영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주민은 외출을 자제하는 듯했고 어둠이 내린 이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서 샌디훅 초등학교 인근 마을에서 주민을 찾아보기는 더 어려웠다. 마을 식당의 자리도 밤늦도록 취재진들이 차지했다.

거리에서 주민을 만나기는 힘들었지만 뉴타운 시민은 밤늦도록 함께 모여 슬픔을 나누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참극이 발생하고 나서 수백명의 뉴타운 시민과 희생자 가족들이 성당에 모여 밤늦게까지 추모 기도회를 열고 서로 위로하는 모습이 TV 화면을 통해 전해졌다.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450∼500m 정도 떨어진 소방서(Sandy Hook Volunteer Fire & Rescue Company, Inc.) 앞도 취재 차량과 소방서의 불빛으로 환했다.

소방서 안에는 경찰, 연방수사국(FBI) 관계자, 소방관 등 수십 명이 모여 있었고 경찰은 건물 가까이 가는 것을 저지했다.

밤 9시가 지나면서 일부 취재차량과 소방차 등이 샌디훅 초등학교 인근 마을에서 빠져나갔지만 조명용 발전 차량의 굉음과 환한 방송 조명은 그대로였고 소방서의 크리스마스 장식 조명은 무심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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