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홀展 마오쩌둥 소재作 불허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형식주의 타파를 강조하며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지만 이데올로기와 직결되는 언론·예술 분야에 대한 검열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중국 당국이 내년 4월 이후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열리는 앤디 워홀 전시회에서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을 소재로 한 그림을 제외하도록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전시회에는 워홀의 사진과 그림 등 예술품 300점이 선보일 예정인데, 이 중 마오를 소재로 한 그림 10점에 대해서는 당국이 전시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원로 영화감독이 당국의 영화 검열을 공개 비판했다. 영화감독 셰페이(謝飛)는 지난 15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 “민감한 정치적 사건 같은 주제를 금기시하는 ‘불문율’이 영화산업을 질식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예컨대 자신이 예술감독으로 참여한 한 영화의 경우 남성 동성애자가 등장하고, 마오의 오른팔이었던 린뱌오(林彪)의 아들 린리궈(林立果)가 나온다는 이유로 ‘문제 있는’ 영화로 분류돼 관련 장면 삭제 지시를 받았다는 것이다. 셰 감독은 또 “(중국의 모든 언론을 감시·통제하는) 국가 라디오·영화·텔레비전총국(광전총국) 관리로부터 ‘게이는 영화에 등장할 수 없다’는 말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만약 당국이 작가 모옌(莫言)의 작품 단어 하나하나, 단락 하나하나를 간섭했다면 노벨문학상을 탈 수 있었겠느냐.”고 꼬집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2012-12-1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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