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잇단 총기사건’전쟁의 그늘’ 트라우마 영향

미국 잇단 총기사건’전쟁의 그늘’ 트라우마 영향

입력 2013-02-05 00:00
업데이트 2013-02-0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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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아프간·베트남 참전군인 범죄·자살 급증

최근 미국을 떠들썩하게 한 두 건의 총기사건이 모두 전쟁으로 인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PTSD의 심각성 문제가 새삼 부각되고 있다.

미국 최고의 ‘스나이퍼’로 불린 전 네이비실 요원 크리스 카일을 숨지게 한 지난 2일 텍사스 총기 사건 용의자가 PTSD를 겪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최근 일주일간 계속된 앨라배마주 총기인질극의 용의자 역시 베트남전 참전 용사인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5일 AP,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PTSD는 지금껏 그 심각성이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으나 최근 들어 미국 내에서 유행병처럼 번지면서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미 보훈부는 아프간과 이라크전에 참전한 군인의 11~20%, 베트남전 참전용사의 31%가 PTSD를 겪는 것으로 추정한다.

PTSD를 일으키는 스트레스의 원인은 다양하다. 치열한 전투에 참여하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단순히 폭탄이 터지는 것을 목격한다거나 자신이 적대국에 있다는 사실을 느끼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흔치는 않지만 군대에서 겪는 성적 트라우마도 원인의 하나로 지목된다. 보훈부 통계에 따르면 여군의 23%가 성폭행을, 50%는 성희롱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PTSD의 급증은 끔찍한 범죄의 결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크리스 카일을 살해한 용의자 에디 라우스(25)는 이라크전 참전 군인 출신으로, PTSD 때문에 최근 넉 달 간 두 번이나 정신병원에 실려간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특히 지난해 9월2일에는 가족에게 살해 위협을 가하고 자살을 시도하다 정신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자살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주 발표된 미 정부 통계에 따르면 하루 22명의 참전용사가 자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역 군인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 한 해 동안 자살한 미군 병사는 349명으로 전장에서 탈레반 혹은 다른 적들과 싸우다 전사한 병사들의 수보다 오히려 더 많은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PTSD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치료법의 하나로 명상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첩보 경찰로 활동했던 루크 젠슨은 AFP와 인터뷰에서 “가족이 보는 앞에서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심한 정신 질환을 앓았지만 초월명상법을 통해 치유를 받았다”며 참전용사 치유법의 하나로 명상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TSD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이비드 린치 재단의 밥 로스 상임이사는 “초월명상법은 잠보다 더 깊은 상태로 들어가는 것으로 내면 깊숙이 자리한 스트레스까지 풀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세계 2차 대전 때 위험한 작전을 수행하며 동료를 잃은 경험이 있는 제리 옐린은 “참전 후유증으로 악몽에 시달리며 잠을 못 이루는 등 굉장히 힘든 시절을 겪었지만 명상으로 내 인생이 100% 회복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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