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상태 정상회복” 발표에도 시민들 불신감 여전
중국 간쑤성 란저우(蘭州)시에서 발생한 벤젠 오염 수돗물 공급사태와 관련, 수백만의 시민이 최소한 8일 이상 오염된 수돗물을 음료수 등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015일 중국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란저우시 전체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란저우웨이리야(蘭州威立雅)수도서비스집단공사’ 측은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2일 채취한 수돗물 샘플의 조사결과가 10일 나왔는데 벤젠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란저우 시민들이 (최소한) 8일간 벤젠 기준치를 초과한 물을 음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란저우웨이리야(蘭州威立雅)수도서비스집단공사’는 24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란저우시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유일한 업체다.
그러나 이 업체가 지난 10일 수돗물의 벤젠 오염 사실을 확인한 뒤 외부에 공표한 것은 만 하루가 지나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민들이 오염된 물을 사용한 것은 적어도 9일 이상이 된다.
이 업체는 10일 오후 7시∼11일 오전 2시 사이 수돗물에서 기준치(10㎍/ℓ)의 11∼20배에 달하는 118∼200㎍/ℓ의 벤젠 함유량이 검출된 사실을 확인했지만, 상부보고 등을 진행하느라 외부 공표는 20여 시간 늦춰졌다.
무엇보다 과연 언제부터 수돗물이 벤젠에 오염됐는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벤젠은 석유화학공업에 의해 생산되는 물질로 장기간에 걸친 벤젠 접촉과 흡입은 조혈기관 이상, 백혈병, 급성재생장애성빈혈, 저혈압 증세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돗물 벤젠 오염 사고는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중국석유)의 란저우지사가 운영하는 파이프라인에서 유출된 대량의 원유가 수도관으로 흘러들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란저우시 정부는 전날 시내 10곳에서 수돗물 샘플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벤젠 수치가 정상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지만, 일부 시민은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며 강한 불신감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