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機, 31년전 ‘KAL기 격추’와 닮은꼴

말레이機, 31년전 ‘KAL기 격추’와 닮은꼴

입력 2014-07-19 00:00
수정 2014-07-19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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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소련 냉전 절정 속 영공 비행… 상대 정찰기로 오인 피격도 비슷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말레이시아항공 보잉777 여객기 피격 사건은 1983년 소련이 대한항공(KAL) 여객기를 격추한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이 18일 보도했다.

1983년 미국 뉴욕에서 출발해 9월 1일 오전 6시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007편도 미사일 공격을 받아 탑승한 269명 전원이 사망했다. KAL 여객기는 도착 2시간 30여분 전인 오후 3시 23분 일본 홋카이도 근해에서 연락이 두절됐고 알 수 없는 이유로 예정 항로를 벗어나 소련 영공으로 들어갔다. 당시 KAL 여객기에 미사일을 발사한 러시아 전투기 조종사 오시포비치는 “정찰기로 확신하고 격추했다”고 지난해 9월 러시아 시사주간지 인터뷰에서 밝혔다.

KAL기가 격추될 당시 세계 정세는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냉전의 대결 구도가 막바지 절정으로 치닫던 상황이었다. 당시 양국은 첩보 활동을 위해 상대국의 영공을 침범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소련이 KAL기를 정찰기로 오인했다는 주장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번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지역의 상공에서 일어났다.

한편 이번 사건의 책임 소재 규명과 국제법 적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반군의 오인 격추설이 유력하게 제기된 가운데 반군 측의 책임으로 결론이 나오면 복잡해질 수 있다. 국가가 아닌 무장단체를 상대로 해야 하는데 책임자를 특정하는 것이 확실치 않고 소송에서 이겨도 배상금을 받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4-07-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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