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일보, 홍콩경찰의 최루탄 사용 옹호

중국 인민일보, 홍콩경찰의 최루탄 사용 옹호

입력 2014-10-07 00:00
업데이트 2017-07-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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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루탄 사용 안했으면 불상사 생겼을 것”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홍콩경찰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한 것은 정당한 대응이었다며 홍콩 당국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인민일보는 6일 ‘홍콩 경찰이 복기한 87발 최루탄의 진실’이라는 기사에서 “언론들이 ‘최루탄이 평화시위자들을 몰아냈다’고 비난했지만, 그것이 과연 사실일까?”라고 반문하며 최루탄이 발사된 지난달 28일 밤 시위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홍콩 경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강력한 세를 형성한 시위대는 팀 메이(Tim Mei) 거리에 설치된 경찰 방어선에 충격을 가하며 돌파하려 시도했다. 팀 메이 거리는 정부청사로 이어지는 길목이다.

특히 당시 경찰차는 시위대에 포위된 상황이었고 일부 경찰은 시위대의 우산에 찔려 부상하거나 시위대로부터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최루탄 사용명령을 내린 지휘관은 홍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최루탄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시위대는 방어선을 돌파했을 것이고 사람들이 다치거나 더욱 큰 불상사가 생겼을 것”이라며 “최루탄은 즉각 시위대를 후퇴시켜 다시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줬다”고 덧붙였다.

인민일보는 경찰의 이런 설명은 결국 당시 최루탄 사용 목적이 시위군중을 쫓아내는 데 있었던 것이 아니라 방어선을 지키는 데 있었다는 점과 시위대가 결코 완전히 평화적이지는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홍콩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한 것은 2005년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당시 벌어진 한국 농민들의 항의 시위 이후 처음으로, 외신들은 경찰의 최루탄 사용이 시위대를 더욱 자극해 시위가 더욱 확산하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지적해왔다.

인민일보는 또 시위대 사이에 한때 ‘경찰이 발포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이는 경찰이 당시 사용한 ‘경고깃발’ 뒷면에 ‘속히 해산하지 않으면 발포한다’는 문구가 쓰여있었던 데서 빚어진 ‘오해’라고 주장했다.

당시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중국어와 영어로 ‘(방어선에 대한) 충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문장이 쓰인 경고깃발을 보여줬을 뿐 그 뒷면에 쓰인 ‘발포’ 경고문을 내보인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또 시위현장에서 한 경찰이 기절해 쓰러졌는데도 시위자들이 구급차진입을 막았다고 비난했고, 홍콩경찰이 폭력조직과 결탁해 시위대를 공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시위현장에서 8명의 폭력조직원이 체포됐다”며 말이 안 되는 헛소문이라고 반박했다.

중국공산당 지도부 입장을 대변하는 인민일보가 이처럼 홍콩경찰의 시위진압 과정에 대해 정당하고 합리적이었다며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나선 것은 상대적으로 시위대의 폭력성을 부각하는 한편, 앞으로도 유사한 시위상황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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