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성향 대만 국민당 참패…양안관계 파장>

<친중 성향 대만 국민당 참패…양안관계 파장>

입력 2014-11-29 00:00
업데이트 2014-11-29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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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성향 민진당 약진에 대중 관계 재조정 가능성 커져

29일 치러진 대만 지방선거에서 친중 성향의 집권 국민당이 참패하면서 향후 양안(兩岸)관계에도 적지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이끄는 국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타이베이(臺北)와 타이중(臺中)시를 포함해 직할시 6곳 중 5곳을 야권에 내주고 말았다.

이번 선거로 제1야당인 민진당이 약진하면서 국민당이 추진해 온 친중 정책 위주의 양안 관계는 재조정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군사적 긴장까지 야기했던 양안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진 것은 2008년 친중국 성향인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의 취임이 계기가 됐다.

앞서 2000~2008년 집권한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은 중국과 대만이 각각 한 개의 국가라는 뜻의 ‘일변일국론’(一邊一國論)을 주장하면서 중국을 자극, 양안관계가 극도로 긴장된 바 있다.

마 총통은 그러나 취임 이후 전면적인 통상(通商), 통항(通航), 통신(通信) 교류의 ‘대삼통’(大三通) 시대를 열었다.

나아가 2010년 중국과 대만은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체결, 양안 경제교류 시대를 가속화했으며, 지난 2월 난징(南京)과 상하이(上海)에서 분단 이후 65년만에 처음으로 양안 장관급 회담도 성사시켰다.

이처럼 국민당이 친중 성향의 정책을 펼친 데에는 대만의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중국에 의존하며 중국에서 사업하는 대만인 기업가만 1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심화된 점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난 대만 유권자들의 표심을 통해 국민당의 지나친 친중 정책에 대한 반감이 드러났다.

국민당은 선거를 앞두고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상(FTA) 타결로 인한 대만 경제의 타격을 부각시켜 중국-대만 FTA 체결을 반대해 온 야당을 공격하기 위한 네거티브 TV광고 캠페인까지 벌였지만 유권자들의 표심을 되돌리는데는 실패한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선거 직전 분석기사를 통해 국민당이 고전하는 배경과 관련, 지나친 친중노선, 부패의혹, 실패한 경제정책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대만의 학생들은 국민당의 일방적인 중국과의 서비스무역협정 비준 움직임에 반대하며 지난 3월 대만 입법원(국회) 점거 농성을 벌였다.

이는 대만 젊은이들이 대만이 홍콩과 같이 중국의 영향력 아래로 들어가는 것에 반대하며 시장 개방에 따른 젊은 세대의 일자리 축소 등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갈수록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강화되는 중국과 대조적으로 대중국 의존도만 높아지고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줄어드는 대만의 현주소에 대한 불만이 표심으로 표출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장 국민당 정부에서 이번 선거 참패 직후 장이화(江宜樺) 행정원장(총리)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중국과 추진해온 양국 간 서비스무역협정 체결 협상을 포함한 각종 정치·경제협력을 계획대로 추진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과 대만은 2010년 ECFA를 체결하고 후속조치로 서비스무역협정, 상품무역협정 체결 협상을 벌여왔지만, 올해 초 대만 내에서 벌어진 반대시위 등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

마 총통은 최근 “서비스무역협정 핵심 후속협상을 임기 내(1년6개월)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지만 예상보다 큰 패배에 직면하면서 이 같은 약속의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해졌다.

중국 언론은 타이베이(臺北)시와 타이중(臺中)시 등 주요 직할시에서 국민당 후보가 참패한 소식을 사실관계 위주로 전했다.

중국 당국의 공식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지만 내심 국민당의 선거 참패가 향후 양안 관계와 양안 간 협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 9월 대만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2008년 이전 일정기간 ‘대만 독립’ 분열세력이 집권해 분열 노선을 추진함으로써 양안관계의 대항과 긴장을 선동했다”며 집권 시 대만 독립을 추진했던 민진당을 비판한 전례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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