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성명에 ‘상당기간’ 표현도 존속…인상폭은 둔화 가능성 커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재닛 옐런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내년 4월 이후’로 제시한데 대해 금융시장은 ‘예상보다 더 온건했다’는 평가를 냈다.연준 위원들이 새로 제시한 내년 목표금리가 지난 9월보다 낮아진데다가 현행 초저금리 정책의 상징과도 같은 ‘상당 기간’이라는 말도 성명에 그대로 남았기 때문이다.
옐런 의장은 17일(현지시간)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종료 후 기자회견을 열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기준금리) 정상화 절차가 앞으로 두 번 정도(next couple of)의 회의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발언에 대해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FOMC 정례회의가 1월과 3월 다음에는 4월에 열리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의 금리인상이 내년 4월 이후에 가시화될 것이라는 뜻이라고 보고, 첫 금리 인상은 내년 9∼10월께 이뤄질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언급한 것과는 별도로, 이날 발표된 연준의 성명에 담긴 연준 위원들의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는 지난 9월 발표 때보다 낮아졌다.
연준 위원들이 제시한 내년 말의 기준금리는 지난 9월의 1.27%에서 1.125%로 낮아졌고, 지난 9월에 내년 말 기준금리를 2.75∼3% 범위로 제시한 위원이 있었던 것과 달리 이번 회의 때는 모든 위원들이 2% 이내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내년에 금리인상이 이뤄지더라도 지금까지 예상했던 것보다 상승폭이 줄어들 수 있음을 뜻한다고 해석했다.
내년에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연준 위원이 지난 9월의 14명에서 이번에는 15명으로 늘어난 점은 2008년 12월 이후 시작된 0∼0.25%의 초저금리 정책이 내년 중에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이날 연준 성명에 ‘인내심’이라는 새로운 선제 안내(포워드가이던스), 즉 기준금리 변경 시점을 예측할 수 있도록 돕는 문구과 함께 ‘상당 기간’이라는 말이 완전히 삭제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정확한 금리인상 시점은 오히려 더 모호해졌을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날 연준 성명 발표 직전까지도 ‘인내심’이라는 말이 ‘상당 기간’ 문구를 완전히 대체함으로써 기준금리의 내년 중반 상승을 기정사실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 전문가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옐런 연준 의장은 “새로운 용어를 동원한 것이 연준의 정책 의도가 바뀌었다는 신호는 아니며 이전 가이던스와 전적으로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