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라리온 에볼라 센터 미검증치료제 투약…의료진 마찰

시에라리온 에볼라 센터 미검증치료제 투약…의료진 마찰

입력 2014-12-23 20:00
수정 2014-12-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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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구호단체 집중투약 치료 부작용 논란…영국 의료진 작업거부

한국 의료구호대가 지원활동에 나설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에볼라 환자 치료현장에서 미검증 치료제의 환자 투약이 이뤄져 마찰이 일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의 라카 에볼라 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영국 의료진 14명은 치료센터 운영을 맡은 이탈리아 비정부기구(NGO) ‘이머전시’의 미검증 치료제 실험에 부작용 위험을 제기하며 작업 참여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머전시는 치료센터에 수용된 에볼라 환자를 대상으로 집중 투약 치료를 시행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아미오다론’을 사용해 안전성 논란에 휘말렸다.

이머전시는 한국 구호대가 배정받은 프리타운 가더리치 치료센터에서도 같은 치료법을 적용하기를 고집해 치료센터를 세운 영국과 마찰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장박동 이상 조절약인 아미오다론은 에볼라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에볼라 환자에 대한 치료 효과가 검증되지 않아 부작용 우려를 샀다.

영국 의료진은 동물과 인체 대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아미오다론이 부작용을 초래해 오히려 환자 사망률만 높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거나 간과 신장 기능이 악화한 환자에 대한 투약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도 절차를 무시한 무모한 실험이 강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라카 치료센터의 에볼라 환자 사망률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67%에 이르고 환자들이 원인불명의 호흡기 이상 증세를 보이는 것은 이런 투약실험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영국 의료진은 집중투약 치료를 하려면 혈관 주사를 놓아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감염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라카 센터에서는 지난 10월 이후 의료진 2명이 에볼라에 감염돼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이송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의료진이 위험한 투약 치료에 매달리느라 탈수 치료와 위생 처치 등 환자 보호 노력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영국의 의료 자선기관 웰컴 트러스트의 제러미 파라 대표는 이에 대해 “에볼라 치료제로 검토됐다가 제외된 아미오다론의 위험성을 단정할 수 없지만, 절차를 무시한 무분별한 투약은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영국 국제개발부도 “이머전시 측에 문제 약물의 투약 중단을 요청하고 관련 업무에서 영국 의료진을 철수시켰다”며 “가더리치 치료센터의 모든 활동은 영국 의료기준에 맞도록 이머전시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머전시의 로젤라 미치오 시에라리온 책임자는 논란에 대해 “라카 치료센터의 환자 사망률은 58~59%로 일반적인 수준(50~60%)과 차이가 없으며 환자들에게는 모든 치료 과정을 설명하고 있으며 환자들도 의료진을 신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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