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우익교과서 곳곳 “전범재판 평가 확정안돼” 등 침략 옹호내용

日우익교과서 곳곳 “전범재판 평가 확정안돼” 등 침략 옹호내용

입력 2015-09-04 15:07
수정 2015-09-0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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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해방·대동아공영권 건설이 전쟁의 명목” ”러일전쟁 승리가 식민지민족에 희망”…아베담화에도 비슷한 내용

일본 각 교육위원회의 교과서 선정에서 점유율이 상승한 것으로 4일 파악된 이쿠호샤(育鵬社)의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은근히 옹호하는 내용이 다수 실려 있다.

이쿠호샤가 발행해 내년부터 일본 중학교에서 사용될 ‘신편 새로운 일본의 역사’(新編新しい日本の?史)에서는 일본이 행한 식민지 지배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 교과서는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한 것에 대해 “같은 유색 민족이 세계최대의 육군국·러시아를 격파했다는 사실은 열강의 압박이나 식민지 지배의 고통에 시달리던 아시아·아프리카 민족에게 독립에의 희망을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발표된 일본의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에도 “러일전쟁은 식민지 지배 아래에 있던 많은 아시아나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용기를 줬다”는 비슷한 시각이 반영됐다.

일본은 러일전쟁 승리를 계기로 한국에 대한 식민지 지배권을 확립했기 때문에 이런 시각에 대해서는 한일 관계의 여러 전문가가 한국을 배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해석이라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쿠호샤의 역사 교과서는 일본의 중국 침략 사실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으며 마치 쌍방의 분쟁이 확대해 중일 전쟁이 벌어진 것 같은 인상을 심은 설명도 담았다.

1931년 만주 사변에 관해서는 관동군이 봉천(奉天) 교외의 류탸오후(柳條湖)의 만주노선을 폭파하고 중국군에 의한 폭발이라고 발표하고서 만주 각지로 군이 “나가게 했다”고 표현했다.

1937년 중일 전쟁의 발단이 된 노구교(蘆溝橋)사건에 관해서는 “조약에 근거를 두고 베이징에 주둔하던 일본군 부대가 교외의 노구교 부근에서 훈련 중에 누군가의 총격을 받아, 그것이 중국군과의 전투로 발전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적었다.

이밖에 중국이나 동남아 등으로 일본이 “진공(進攻, 군대가 나가서 적을 공격함)”했다고 하는 등 식민지 지배와 침략의 성격을 모호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이 교과서는 당시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자존자위’ 전쟁으로 규정하고 ‘대동아전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면서 이를 옹호하는 세력의 흐름을 상세히 소개했다.

특히 1943년 도쿄에서 열린 대동아회의에 중국, 태국, 만주국, 필리핀, 미얀마, 인도 대표자가 모여 대동아공동선언을 채택했고 이 회의 이후 “구미에 의한 식민지 지배로부터 아시아의 나라들을 해방하고 대동아공영권을 건설하는 것이 전쟁의 명목으로서 더 명확하게 내걸리게 됐다”고 기술했다.

대동아공영권은 아시아 민족이 서양 세력의 식민지배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일본을 중심으로 뭉쳐 서양 세력을 몰아내자는 주장을 토대로 한 개념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본의 침략을 정당화하고 일본의 식민지나 점령지가 독립하지 못하게 하려고 고안된 이론이라고 비판받는다.

이쿠호샤 교과서는 전쟁이 끝나고 나서 전범을 심판한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법을 적용해 부당하다는 비판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 평화를 향해 국제법의 새로운 전개를 보여준 재판이라며 긍정하는 의견도 있어 “그 평가는 현재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서술했다.

일본이 도쿄재판을 수용하기로 했다는 점을 밝히기는 했지만, 이 재판에 대한 이견을 다룬 것은 일부 우익 세력 등을 중심으로 제기된 도쿄재판 검증 주장과 맥이 통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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