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 정권 ‘척추’격인 고속도로, IS에 장악 위기
유럽 난민 사태의 ‘발원지’라고 할 수 있는 시리아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세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어 난민들의 엑서더스가 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IS가 시리아 내 정부 장악 지역의 요충 도로인 M5 고속도로의 35㎞ 인근까지 진격했다며, IS가 이곳을 점령한다면 수백만 명 난민이 탈출을 시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M5 고속도로는 다마스쿠스의 정부 장악 지역과 시리아 북서부를 연결하는 유일한 도로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척추’라고 할 만한 도로다.
시리아 정부군은 3월에 알누스라 전선 등 반군 연합에 이들리브 지역을 빼앗기고, 5월에는 고대 유적도시 팔미라를 내주는 등 패퇴를 거듭해왔는데, M5 도로까지 빼앗긴다면 이전의 패배보다 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인디펜던트는 분석했다.
여기에 미군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의 공습도 IS 격퇴와 내전 종식에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시리아의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정권의 세력이 날로 약해지는 동안 난민들의 탈출 행렬도 이어져 시리아에서는 2011년 이후 접전 지역과 IS 장악지역을 중심으로 이미 400만 명 이상의 국민이 국외로 탈출해 난민 신세가 됐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시리아는 지난 30년간 가장 많은 난민을 발생시켰던 아프가니스탄을 제치고 세계 최대 난민 발생국에 올랐다.
시리아에 남아있는 1천700만 명의 국민들 가운데 대부분은 정부 장악 지역에 살고 있는데,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이 IS에 장악되면 대량학살과 성폭행 등 IS의 잔학행위에 고스란히 노출될 것을 우려해 수백만 명이 피란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인디펜던트는 “아사드 정권이 하루아침에 무너지지는 않겠으나 정권이 약화하는 조짐이 조금이라도 나타난다면 수백만 명의 시리아인들이 탈출에 나설 것”이라며 “시리아 내전과 유럽 난민 사태는 근본적으로 같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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