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위안화 수요 급증…中 경제활성화에 도움

세계 위안화 수요 급증…中 경제활성화에 도움

입력 2015-12-01 02:11
수정 2015-12-01 02:1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경기둔화 해결 즉효약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효과

중국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바스켓 편입은 중국 경제에 호재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안화의 위상이 높아지고 중국 금융시장 개방이 가속화되면서 중국으로의 자본 유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위안화의 변동성 완화로 중국 금융시장이 안정되는 효과도 있다. 중국 기업들은 자국 통화를 무역에 사용해 거래 비용과 환리스크를 줄이고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자금 조달을 하게 된다.

이날 위안화의 편입 결정은 이렇게 중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갈수록 흔들리는 이 나라의 경기를 일으켜 세우는 즉효약은 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위안화 수요 급증…최대 1조2천억 달러 신규 수요

이번 편입 결정으로 무엇보다 전 세계에서 위안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 SDR에 편입되면 그 자체로 주요 결제수단과 준비통화의 지위를 갖기 때문이다.

IMF 회원국들은 공적 외화자산에서 일부를 위안화로 보유하게 된다. SDR 바스켓 내 위안화의 비중이 10%라고 한다면 10월 현재 글로벌 외환보유액 11조6천억 달러 가운데 1조2천억 달러(1천387조 원) 가량에 대한 신규 위안화 수요가 생기는 셈이다.

이는 현재 중국의 주식 및 채권시장 시가총액의 12%를 넘는 규모다.

위안화의 SDR 편입으로 글로벌 투자자금이 일시에 중국시장에 대거 유입되지는 않겠지만,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과 연기금, 국부펀드 등에서 위안화 자산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위안화가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의 1.1%에서 5년후에는 5%대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스탠더드차타드는 위안화 SDR 편입으로 각국 중앙은행의 자산 다변화 수요가 늘어나면서 2016년에는 850억 달러 상당의 위안화가 유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에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1980년 9월에 16개 통화로 구성돼 있던 SDR 바스켓이 5개 통화로 축소됐다. 이 과정에서 존속된 일본 엔화는 준기축통화로 인정받아 SDR 비중이 높아졌다. 그 결과, 엔화 수요가 늘어났고 일본 경제는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1985년 엔화 약세를 유도한 플라자합의로 일본경제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중국 위안화 채권발생, 주식투자에 대한 외국인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기대와 달리 실제 자본유입 규모가 400억 달러(46조 원) 미만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새로운 SDR 바스켓의 적용시점이 내년 9월 30일이어서 남은 10개월에 걸쳐 포트폴리오 조정이 점진적으로 진행되면서 자본 흐름이 중국 당국의 기대 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위안화의 SDR 편입이 실제로 적용되는 시점부터 위안화 자금 수요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소비와 투자에 기여할 듯

이번 편입 결정은 중국식 국가 자본주의 체제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성장둔화에 대한 과도한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그간의 양적 팽창과 고속성장 단계를 지나 내년부터 시작되는 제13차 5개년 규획(13·5 규획) 기간에 ‘신창타이’를 기조로 중고속 질적 성장 단계로 진입해 2020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小康)사회 건설에 집중한다.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추진에 위안화 SDR 편입은 유용한 도구로 작용하고 이는 경제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일대일로 구상은 위안화의 새로운 수요처를 자극하고 중국의 공급 과잉을 해소할 수 있는 창구로 여겨진다.

중국 일반인들의 소비와 기업들의 투자에도 영향을 미친다. 장기적으로 중국인들은 위안화로 외국에서 관광, 쇼핑, 투자를 하거나 유리한 환율로 환전할 수 있게 된다.

롄핑(連平) 교통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SDR 편입에 따라 갈수록 많은 국가가 위안화를 인정하고 수용하게 되는 한편 중국 관광객들의 국외 쇼핑, 관광 등 소비도 모두 용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를 누비는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겨냥해 세계 각지 관광지에 위안화 환전소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투자자들이 금융시장 개방에 따라 외국에 나가 부동산 투자에 나서기도 더욱 쉬워진다. 앞으로 중국인들이 국외 부동산 투자나 주식, 채권 투자가 수월해지고 직접 위안화로 외국 부동산을 사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중국 경제의 개방과 개혁에도 도움을 준다.

중국은 SDR 편입을 금융 개혁·개방의 촉매제로 삼아 2020년까지 자본거래의 자유화를 이룰 예정이다. 현재 3조1천182억 위안 규모인 통화스와프 협정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왕타오(汪濤) UB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의 SDR 편입으로 위안화 표시의 주식이 전 세계 펀드자산 포트폴리오에서 필수적 구성자산이 될 것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내와 역외의 위안화 채권의 수요도 늘어나게 된다”면서 “더 많은 역내 기구가 역외 대출 및 채권 발행에 참여하게 되고 역외 위안화 수단의 종류도 훨씬 풍부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