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대상된 北대형 동상, 아프리카서 인기…연 120억원 외화벌이

제재대상된 北대형 동상, 아프리카서 인기…연 120억원 외화벌이

입력 2016-12-02 14:05
업데이트 2016-12-0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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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국 지지 얻으려는 투자로 시작…기근 이후 수입원으로 정착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결의에 북한의 중요 수입원의 하나인 동상 등 대형 조형물의 수출을 봉쇄하는 조치가 포함돼 관심이 쏠린다.

2000년 이후 북한은 아프리카 몇개국에 대형 조형물을 지어주고 1억6천만달러(1천866억원 상당)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사회주의 리얼리즘 양식의 대형 기념물로 북한이 벌어들이는 돈은 연간 1천만달러(117억원 상당) 가량으로 외화벌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이 분야에서 북한 조형물의 평판은 좋은 편이다.

베이징에 소재한 고려여행사의 사이먼 코커렐 대표는 북한이 만들어낸 것들을 보면 “북한은 사회주의 리얼리즘 양식의 미술을 어떻게해야하는지 확실히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 조형물을 연구해온 미술가 겸 영화감독 최원준씨에 따르면, 북한은 1970년대부터 아프리카 18개 국가에서 대형 기념물과 동상 등을 지어왔다. 2000년 이후에는 나미비아, 콩고, 보츠와나, 세네갈 등지에 대형 조형물을 건립해 1억6천만달러(1천866억원 상당)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제3세계의 북한의 대형 조형물들은 유엔 무대에서 발언권을 강화하기 위해 약소국들에 무상으로 제공한 일종의 외교적 투자였다.

북한이 외국에 기증한 조형물 중에는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1984년 건립한 군인상이 유명하다. 붉은 별이 장식된 오벨리스크 앞에서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든 세 명의 군인을 형상화한 조형물이다.

무상제공은 소련과 중국의 원조로 북한 경제가 비교적 풍요로울 때 주로 이뤄졌지만, 1991년 소련이 무너지고 북한에도 심각한 기근이 닥친 뒤에는 외화벌이 수단으로 바뀌었다.

2010년에는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 외곽에 49m 높이의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상’을 짓기도 했다.

상의를 벗은 근육질의 남자가 한쪽 팔에는 여성을 안고 다른 팔에는 아기를 안고 높이 치켜드는 형상의 전형적인 사회주의 양식이 특징이다. 이 기념물의 제작비는 2천700만달러(315억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조형물들은 북한의 예술가 집단 만수대창작사가 제작한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대형 동상 등 각종 체제선전용 조형물이 모두 이 만수대창작사의 작품들이다.

왕년의 NBA 농구스타이자 ‘악동’으로 유명했던 데니스 로드먼도 2013년 방북해 김정은을 만났을 때 만수대창작사가 만든 자신의 흉상을 선물 받았다.

로드맨은 뉴욕으로 돌아와 이 흉상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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