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핵 ‘골머리’…중·러 외면에 공허한 수사만 남발

트럼프 북핵 ‘골머리’…중·러 외면에 공허한 수사만 남발

입력 2017-07-09 11:45
업데이트 2017-07-0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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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이자 위협, 뭔가 해야, 단호한 해결” 발언 쏟아냈지만 ‘이견’만 노출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공을 들인 분야 중 하나는 바로 북핵 문제 대응이었다.

G20 정상회의 직전이자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북한이 단행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도발에 어떤 식으로든 국제사회의 공조를 끌어내 강력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노력은 결과적으로 처참한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과 잇따라 회동하면서 북핵 문제의 중대함과 강력한 대응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을 만난 자리에서는 “우리가 북한에 직면한 매우 중대한 문제들에 대해 중국이 해온 일들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감사를 표한 뒤 “북한에 대한 무언가 조치를 해야 한다”며 대북 추가 제재 필요성을 촉구했다.

이어 “저와 시 주석이 원하는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성공할 것”이라며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시원치 않다며 중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틸러슨 장관은 “중국은 중요한 행동을 취하다가도, 여러 가지 많은 이유를 내세우며 이를 중단하곤 했다”며 대북제재의 실행과 중단을 반복하는 중국의 행태를 비난했다.

최근 미국의 단둥은행 제재가 중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임도 감추지 않으며 “지난주 단행된 (단둥은행) 제재를 통해 그들(중국)은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은 어느 곳에 있든 간에 우리가 추적하고 제재해, 대북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는 우리의 결의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의 회동에서는 북한을 ‘문제이자 위협’(problem and menace)으로 규정하면서 세계 모든 나라가 북한의 위협과 불법행위에는 결과가 뒤따른다는 것을 보여주도록 하는 데 공동노력을 배가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과 한국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공격에 대해서도 미국은 모든 방어능력을 총동원해 방어할 것이라고 굳게 약속했으며, 국제사회는 북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신속하고 단호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노력은 중국과 러시아의 ‘외면’에 별다른 결실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북한의 최대 교역국으로 대북제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야 할 중국은 ‘대화와 협상’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강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추가 제재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 평화와 안정 수호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분명하다”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양국 간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를 거론하면서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대북 추가 제재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기는커녕, 민감한 사드 문제만 부각된 꼴이 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동에서도 양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는 방안을 놓고 ‘전략 차이’만 드러냈다.

틸러슨 장관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매우 좋은 의견 교환을 했다”고 전하면서도, “러시아는 그것에 대해 우리가 보는 것보다는 조금 다르게 보고 있다”며 양국 정상이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을 드러냈음을 전했다.

애초 G20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포함할 것으로 예상했던 ‘북한 규탄’도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결국 성명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AAP통신은 “중국과 러시아가 G20이 경제를 주로 다루는 포럼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 불량국가(북한)에 대한 어떤 비판도 사실상 거부했다”고 북핵 문제가 공동성명에서 빠진 경위를 보도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북핵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에 실패하는 등 G20 정상회의가 세계에 안정을 가져다주기는커녕 오히려 불안감만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은 북한 문제 등에 어떻게 합의해야 할지 모르거나, 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무력 과시를 하는 와중에 중국과 러시아는 자제와 대화를 촉구하는 분열상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후 중국, 러시아 등도 제국주의 야심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며 “미국이 ‘세계의 경찰’이기를 포기하고,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신흥대국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면서 세계는 더욱 위험하고 혼란스러워졌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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