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패싱’ 걱정?…日정부·언론, 2차 북미회담 ‘경계론’ 열올려

‘재팬패싱’ 걱정?…日정부·언론, 2차 북미회담 ‘경계론’ 열올려

김태이 기자
입력 2019-01-20 11:44
수정 2019-01-2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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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정부가 미국이 안일한 대응 않도록 쐐기 박아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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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왼쪽)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듀폰서클 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북미고위급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1.19  AP 연합뉴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왼쪽)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듀폰서클 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북미고위급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1.19
AP 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소식에 일본 정부와 언론들이 비핵화 조치 없이 미국이 제재 해제 등에서 양보만 할 우려가 있다며 일제히 경계론을 펴고 있다.

겉으로는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납치문제 등을 둘러싼 북일 간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재팬패싱(일본 배제)’ 논란이 다시 불붙을까봐 우려하는 모습이다.

20일 일본의 주요 조간신문들은 북미정상회담 개최 계획 발표 소식을 1면에 배치하며 큰 관심을 보이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성과를 남기기 위해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에 양보할 것이 걱정된다는 식의 부정적인 논조가 대부분이었다.

아사히신문은 비핵화 실무협의가 정체된 상황에서 성과가 필요한 북미 정상이 친서외교를 통해 2차 회담을 열기로 한 것이라며 상황이 북한의 페이스대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30분 회담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는 1시간 반 대화를 했다며 “북한이 비핵화 문제를 잘 알지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북미관계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아사히는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치자금이 고갈을 앞둔 상황에서 회담에서 경제제재 완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이에 대해 성과를 내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안이하게 타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산케이신문은 북한의 카드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폐기일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정권이 이를 받아들이면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 제시 없이 미국의 비핵화 압력을 회피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설을 통해 “북한이 핵·미사일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하지만 2번째 정상회담인 만큼 눈에 보이는 ‘완전한 비핵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은 실무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회담을 연기하거나 중단할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는 안이한 거래를 하지 않도록 미국에 반복해서 쐐기를 박아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 역시 겉으로는 환영을 표하고 있지만 비핵화의 구체적인 조치가 나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회담 성사에 못마땅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가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북한의 비핵화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도 “내정 문제를 안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를 연출하는 것에 만족할 수 있어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부정적인 반응을 전했다.

일본 정부는 특히 북미 간 협상의 급격한 진전으로 자국에 재팬패싱이라는 불똥이 튈까봐 우려하는 모습이다.

일본 정부는 작년 연초 이후 한반도 화해 분위기가 물살을 타는 동안에도 줄곧 ‘대북 압박 강화’ 주장만 반복하다가 일본만 흐름에서 벗어나 있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이후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강조하면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노력하는 모습을 연출했지만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소식이 들리자 일본 정부는 미국과의 연대를 부각하며 자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전날 백악관이 2차 회담 개최 계획을 발표한 직후 서둘러서 북미 실무협상 담당자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전화 통화를 한 것도 이런 움직임의 하나다.

일본 정부는 이 전화통화와 관련해 미일 양국간, 한국을 포함한 3국간 긴밀히 연대할 방침을 확인했으며 가나스기 국장이 비건 대표에게서 북미간 교섭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1차 때와 마찬가지로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도 미국에 납치 문제에 대해 언급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는 사설에서 “일본의 납치문제도 걸려있으니 미일간 긴밀히 연대해야 한다. 미일동맹의 진가를 묻는 중요한 국면이다”고 강조했으며 산케이도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납치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말을 김 위원장에게서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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