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경제정책 비판론 확산하나…中 저명 경제학자도 ‘반기’

시진핑 경제정책 비판론 확산하나…中 저명 경제학자도 ‘반기’

강경민 기자
입력 2019-01-21 10:37
수정 2019-01-2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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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 개혁 주도 우징롄 “中 경제, 국가 아닌 시장이 주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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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중국의 저명한 원로 경제학자가 정부의 과도한 경제 간섭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경제학자 우징롄(吳敬璉)은 최근 자유주의 성향 싱크탱크인 후판연구소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중국 정부의 지나친 경제 개입이 구소련식 계획경제로 흐를 수 있다며 이 같은 경고를 내놓았다.

우징롄은 덩샤오핑(鄧小平)이 1992년 남순강화(南巡講話) 이후 개혁개방 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할 당시 그 개혁을 맡아 주도했던 저명 경제학자이다.

우징롄은 “국가의 경제 통제를 추구하는 것은 쉽게 ‘정실 자본주의’로 빠질 수 있으며, 이는 개인 자산이 강제로 국가의 손에 넘어가고 결국 소련식 계획경제의 실패로 흘렀던 1950년대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는 우리가 추구하는 개혁과 방향을 달리한다”며 “우리가 추구하는 중국 경제는 국가 통제가 아닌 시장 경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개혁개방을 외친다고 해서 개혁개방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며 “많은 세부적인 문제를 분석하고 이에서 교훈을 얻을 때만 개혁개방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징롄의 발언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책 노선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발언으로 읽힌다.

시 주석은 2012년 말 집권 후 공산당의 영도를 앞세워 사회 전반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으며, 경제 정책에서도 정부의 간섭을 강화하고 국유기업 우대 정책을 펼쳐 자유주의 진영의 비판을 받고 있다.

시 주석의 이러한 정책은 시장 경제를 지향한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노선에서 벗어난 것으로서, 미국과 무역전쟁의 한 원인이 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우징롄은 시 주석의 최측근인 류허(劉鶴) 부총리와 함께 ‘중국 경제학자 50인 포럼’을 세울 정도로 영향력이 크지만, 지난달 발표된 ‘개혁개방 공신 100인’ 명단에서 빠져 중국 정부에 ‘미운털’이 박힌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우징롄의 발언이 나온 세미나에서 중국 개혁파의 거두였던 후야오방(胡耀邦)의 아들 후더핑(胡德平)도 시 주석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후더핑은 “구소련은 지나친 권력집중과 경직된 계획경제라는 치명적인 오류를 범했다”며 “우리는 구소련에서 교훈을 얻어 절대 후퇴하지 말고 확고한 개혁의 길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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