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진 남중국해 갈등… 미중 무역협상 찬물 끼얹나

또 터진 남중국해 갈등… 미중 무역협상 찬물 끼얹나

김규환 기자
입력 2019-03-06 18:02
수정 2019-03-07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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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폭기 4개월 만에 남중국해 주변 비행

핵무기 탑재 확인 안돼… 강한 반발 전망
中, 대만 인근 군기지에 전폭기 전진 배치
中해커 2017년부터 해군 기술 탈취 목적
MIT·삼육대 등 세계 27개大 사이버공격


미중 관계에 돌발 악재가 터졌다. 양국 간 무역협상 타결이 임박한 가운데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미국 전략폭격기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상공을 비행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5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 공군은 전날 B52H 전폭기 한 대가 남중국해 상공을 비행했다고 밝혔다. 미 공군 측은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밝혔지만 중국 측은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자국을 견제하려는 행위로 판단하는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괌 앤더슨 공군기지를 이륙한 두 대의 전폭기 가운데 한 대가 남중국해 근처까지 접근했다가 기지로 돌아왔다. 전폭기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주변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무기를 탑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른 한 대는 일본 근처에서 미 해군과 일본 항공자위대 전폭기와 공동 훈련을 마친 뒤 귀환했다.

이번 훈련은 미 태평양사령부의 ‘폭격기 지속배치’(CBP) 프로그램의 하나다. 미군 측은 훈련이 미군의 즉각대응 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합법적으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 폭격기가 남중국해 상공을 비행한 것은 4개월 만에 처음이어서 중국 측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실제로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19일 미 폭격기 2대가 남중국해를 비행해 양측 간 긴장이 한층 고조됐었다.

중국은 미군의 남중국해 비행이나 ‘항행의 자유’를 내세운 미군 선박의 접근에 극도로 민감하다. 이에 중국 공군은 대만과 가까운 광둥(廣東)성 싱닝(興寧) 기지에 전략폭격기 ‘훙(H)6K’를 전진 배치했다고 홍콩 동방일보가 6일 전했다. 훙6K는 작전 반경이 4000㎞에 이르며 지상공격용 순항 미사일 등을 실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해커들이 해군 관련 기술을 빼내기 위해 미국 등 전 세계 20여개 대학에 사이버공격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중국 해커들이 2017년 4월부터 전 세계 최소 27개 대학을 사이버공격의 표적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사이버보안 분석업체 아이디펜스에 따르면 표적이 된 학교는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와이대, 워싱턴대, 듀크대, 펜스테이트대를 비롯해 한국 삼육대가 포함됐다. 중국 해커들은 이들 대학 네트워크에 접근할 때 연계기관인 것처럼 이메일을 보내 바이러스를 심거나 정보를 빼내는 수법을 활용했다. 아이디펜스 측은 “이들 대학 대부분이 해저기술을 연구하거나 관련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가진 직원들이 있다”며 “해군 연구 수주 계약을 따낸 곳도 있다”고 밝혔다. 삼육대와 관련해서는 “중국에 대한 접근성과 남중국해와의 관련성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9-03-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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