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19.5.17.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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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고학력 근로자에게 혜택을 주는 능력 기반 이민정책 계획을 발표했다. 새 이민정책의 골자는 가족 초청을 우선시하는 현 제도에서 탈피해, 학력과 기술 수준이 높은 사람들에게 우선권을 주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대부분의 영주권이 낮은 임금을 받는 저숙련자들에게 주어지고 있다. 천재에 대한 차별이며 재능에 대한 차별”이라면서 “우리의 제안은 친(親)미국, 친이민, 친근로자적이고 아주 상식적인 것이다. 공정하고 현대적이며 합법적인 이민제도가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미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2007~2016년 영주권 발급자 중 가족이민은 약 60%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정부는 앞으로 영주권 발급 건수를 유지하되, 가족이민을 축소할 방침이다. 대신 고숙련 근로자 중심인 취업이민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희망자의 나이와 영어 능력, 취업 제의 여부 등을 점수화하는 방식으로 학생과 전문가, 기술자에게 더 많은 영주권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얻은 이민자가 가족 재결합을 위해 부모와 자녀, 형제 등 가족 구성원을 초청하는 가족이민이 ‘연쇄 이민’을 초래하며 미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일자리를 잠식할 뿐 아니라 국가안보를 저해한다고 주장해왔다.
낸시 펠로시(민주) 하원의장은 “가족은 미국에 대한 기여가 없다는 말인가. 우리 역사에서 미국에 온 사람들 대부분은 공학 학위가 없는데 기여가 없다는 말인� 굡窄� 반발했다.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조차 “이민의 또 다른 측면을 다루지 않고서는 이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이민제도의 의회 통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의 목적은 세 제도를 시행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년 대선에서 공화당과 지지층을 결속시키려는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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