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오른쪽) 일본 총리. AFP 연합뉴스
가와무라 다케오 전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은 지난 17일 보도된 일본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4일 고향인 야마구치현의 공항에서 아베 총리와 만났다”면서 “한국 정부가 많은 일본 기업이 참여하는 해외 취업 박람회를 전면 재검토한다는 이야기가 화제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 대화에서 아베 총리는 “그런 일을 한다면 한국 학생들이 곤란하지 않겠냐”고 말했다고 가와무라 전 간사장은 전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다음 달 24일과 26일 이틀 간 서울과 부산에서 열릴 예정인 ‘글로벌 일자리대전’의 형식과 내용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이 해외 취업박람회는 일본 기업의 참여가 높은 편이다. 지난 5월에 열린 상반기 글로벌 일자리대전에 15개국 184개사가 참여했는데, 이 중 115개사(62.5%)가 일본 기업이었다. 글로벌 일자리대전은 고용부와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개최하고 있다.
고용부가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로 악화된 한일 관계를 의식해 하반기 글로벌 일자리대전의 개최 취소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부가 과잉 대응으로 청년 일자리까지 빼앗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가와무라 전 간사장은 또 인터뷰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국 정부의 GSOMIA에 대한 대응이 한국이 진정 일본과 대화를 할 의사를 갖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금석”이라며 “(협정을) 계속하지 않으면 대화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GSOMIA의 유효 기간은 1년으로, 기한 만료 90일 전(오는 24일) 한국과 일본 어느 쪽이라도 협정 종료 의사를 통보하면 종료된다.
GSOMIA는 박근혜 정부가 한일 간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2016년 11월 서명해 발효됐다. 양국은 이 협정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관련 정보와 북한 잠수함 기지 등의 위성사진, 고위급 탈북자나 북중 접경지역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한 정보 등 2급 이하 군사기밀을 공유해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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