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매년 수백만 달러를 세금으로 냈지만 부당한 대우 받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그간 매년 뉴욕과 연방정부에 수백만 달러를 세금으로 냈음에도 정치인들로부터 매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 몇몇은 정말 나쁘게 나를 대했다”며 세금 목적으로 주소지를 옮겼음을 시인했다.
트럼프의 트윗은 이날 뉴욕타임스(NYT)의 보도 직후 나온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멜라니아 부부가 지난 9월 말 주소지를 뉴욕 맨해튼에서 플로리다 팜비치로 옮긴 사실을 팜비치 순회재판소에 접수된 서류를 통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서류에서 자신이 소유한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가 자신의 영구적인 주소지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만일 다른 지역에 있는 집들을 계속 보유하게 되더라도 이곳 플로리다에 있는 집이 내 가장 대표적이고 기본적인 집이라는 사실을 신고한다”며 “영구적으로 그렇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전까지는 뉴욕 5번가 721에서 살았다”고 덧붙였다.
뉴욕 5번가 721은 트럼프타워가 있는 곳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1983년부터 30여년 동안 이곳 58층에 살았다.
그는 뉴욕 동부 롱아일랜드 퀸스에서 성년을 맞이했고 자신의 이름을 딴 트럼프타워를 지었으며, 뉴욕에서 NBC 방송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를 10년간 진행했다. 여섯차례의 파산도 이곳에서 경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고 서류에 ‘다른 지역에 있는 집’으로 백악관의 주소지인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1600과 매년 여름 등에 머물러 온 자신이 소유한 뉴저지 베드민스터 골프리조트를 적었다.
N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월 취임 후 99일을 마러라고에서, 20일을 트럼프타워에서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인수위원회 사무실도 차렸던, 트럼프타워 내 루이 14세 스타일의 초호화 3층 구조 집에서 많은 주말을 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트럼프타워에 머무는 날이면 뉴요커들은 교통난에 시달려야 했고 당국은 경호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의 말을 인용해, 뉴욕에서 인기가 형편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납세자료와 관련해 맨해튼 지방검사장인 사이러스 밴스 주니어가 자신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한 것에 격분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반면, 플로리다는 소득세와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아 오래전부터 미국 북동부의 높은 세금을 회피하려는 부유층을 위한 세금피난처 역할을 해왔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뉴욕에서 얼마나 지내게 될지, 트럼프타워 집을 계속 소유할지는 불분명하지만 뉴욕법에 따르면 한해 184일 이상을 뉴욕에서 보내면 뉴욕주에 소득세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결국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언제나 뉴욕과 훌륭한 뉴욕시민을 도울 것이며 뉴욕은 내 마음속에 항상 특별한 곳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악관은 내가 사랑하게 된 곳이고 향후 5년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면서 이곳에서 지내길 희망한다”며 “그러나 내 가족과 나는 팜비치를 영구적인 주소지로 만들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욕 정치권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소 이전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소속인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트위터에 “없어져서 속이 시원하다”라며 “플로리다, 이제 그는 전부 당신의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