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얼굴 마주보니 좋아” 푸틴 “이견 있었지만 건설적 회담”

바이든 “얼굴 마주보니 좋아” 푸틴 “이견 있었지만 건설적 회담”

입력 2021-06-17 02:04
수정 2021-06-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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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정상 제네바서 첫 회담

크렘린 “두 정상, 전략적 안정 공동서명”
대선 개입·新전략무기감축협정 등 의제
‘지각대장’ 푸틴 회담장 일찍 도착 이례적
당초 예정보다 짧게 3시간 만에 회담 끝나
CNN “양국 회담 열리는 것 자체가 성과”
양국 기자들 취재경쟁… 몸싸움도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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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푸틴 첫 정상회담… 민감 사안 테이블에 올랐다
바이든·푸틴 첫 정상회담… 민감 사안 테이블에 올랐다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첫 미러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왼쪽부터) 미국 대통령이 손을 쥐어 들어 보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얘기하고 있다. 양국 관계가 경색된 상황인 만큼 이들은 관계 개선을 집중 논의하는 한편 랜섬웨어 공격, 전략적 안정성(전략핵 문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의 러시아 군사력 증강 등 민감한 문제까지 다룰 것으로 보인다.
제네바 EPA 연합뉴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다. 당초 소인수 회담, 1차 확대 회담, 짧은 휴식, 2차 확대 회담 순으로 4∼5시간 동안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1차 확대 회담까지 한 뒤 예정보다 짧게 3시간정도 진행됐다. 회담을 마친 푸틴은 “이견은 있었지만, 이번 미러 정상회담은 상당히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크렘린은 “미러 정상이 전략적 안정 공동 서명에 사인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동 기자회견은 진행하지 않았다. 미러 관계가 잔뜩 악화된 상황을 반영한 듯 시작 전부터 회담 장소는 열기로 고조됐다. 푸틴이 오후 1시 10분쯤 예정대로 먼저 등장하고, 바이든이 뒤를 이어 도착하며 양측 정상은 1시 24분쯤에 마주했다. 바이든은 짙은 남색 정장에 밝은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푸틴은 검은색 정장에 보라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회담 장소인 18세기 고택 ‘빌라 라 그렁주’를 마련한 기 파르믈랭 스위스 대통령은 프랑스어로 “두 정상을 맞이하게 돼 영광이다. 양국과 세계를 위해 유익한 대화를 나누길 바란다”고 인사하고, 영어와 러시아어로 각각 “성공을 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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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 미러 정상
악수하는 미러 정상 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스위스 제네바의 빌라 라 그렁주 건물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제네바 AP 연합뉴스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악수한 미러 정상은 회담장이 마련된 빌라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푸틴이 이례적으로 회담장에 일찍 도착하며 오후 1시 35분 정도로 예정된 회담은 지체 없이 진행됐다. 푸틴은 정상회담에서 기선제압용으로 상습 지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장인 1층 도서관에서 나란히 앉은 두 정상은 덕담으로 회담을 시작했다. 푸틴은 “회담 제안에 감사하다”고 운을 뗀 뒤 “양국 사이에 많은 문제가 있으며 이번 회담이 생산적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바이든은 “얼굴을 마주보며 만나는 게 항상 더 좋다”며 양국의 협력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 외무장관을 대동한 소인수 회담이 진행됐다. 점심 무렵 시작했지만 식사도 없이 이뤄진 소인수 회담은 2시간 정도 진행됐다. 당초 1시간 15분 정도로 예정됐으나 길어졌다. 이어 오후 3시 5분쯤 참모진이 추가된 확대 회담을 끝으로 3시간여만에 미러 정상회담이 끝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과 미 대선 개입, 사이버 공격 의혹 등으로 양국 관계는 줄곧 경색됐다. 최근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구속을 놓고도 미국의 비판이 이어지며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이번 회담에서도 바이든은 2026년 만료되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 스타트)과 대선 개입 의혹 등 첨예한 의제를 꺼낼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양국 회담이 열리는 것 자체가 성과로 평가된다. 기후변화, 군비축소 등 논의할 만한 공동의 주제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 사이 이견이 큰 만큼 한 번의 정상회담으로 확실한 진전이 있을 거라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전했다. 언론의 취재 경쟁도 뜨겁게 펼쳐졌다. CNN은 회담 전 양국 기자들이 서로 입장하려고 경쟁하면서 몸싸움까지 벌어졌다고 전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21-06-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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