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방치” 보고서에 담긴 마라도나 사망 이유

“12시간 방치” 보고서에 담긴 마라도나 사망 이유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1-06-17 13:22
수정 2021-06-1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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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
의료보고서 “무모한 대처”
의료진 과실치사혐의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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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사망한 아르헨티나의 ‘축구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를 치료한 의료진들이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사진은 지난 2019년 2월 아르헨티나의 힘나시아 라플라타팀 감독 시절의 마라도나. AFP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사망한 아르헨티나의 ‘축구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를 치료한 의료진들이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사진은 지난 2019년 2월 아르헨티나의 힘나시아 라플라타팀 감독 시절의 마라도나. AFP 연합뉴스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는 지난해 60세의 나이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당시 마라도나는 뇌혈전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상태였고, 알코올 의존증 치료를 받을 예정이었다.

마라도나의 두 딸은 뇌 수술 후 아버지가 받은 치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고소를 진행했다. 아르헨티나 검찰은 마라도나가 사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치료를 담당해 온 의사와 간호사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지난 3월 마라도나의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의료진의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20명의 의료진으로 구성된 전문조사위원회를 소집했다. 의료조사위원회는 마라도나가 사망하기 전까지 제대로 된 의료 조치를 받지 못했다는 결론을 냈다.
1986년 6월 멕시코월드컵 결승전에서 서독을 꺾고 우승한 뒤 우승 트로피를 번쩍 치켜든 아르헨타니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의 모습.AP 연합뉴스
1986년 6월 멕시코월드컵 결승전에서 서독을 꺾고 우승한 뒤 우승 트로피를 번쩍 치켜든 아르헨타니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의 모습.AP 연합뉴스
위원회는 70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마라도나가 사망하기 12시간 전까지 위중한 상태였지만 ‘적절한 모니터링’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담당 의료진이 취한 조치가 “부적절하고 불충분하며 무모했다”고 보고서에 적었다. 최소 12시간 동안 극심한 고통을 겪은 것이 무시됐으며, 자택이 아닌 의료시설에서 치료를 받았다면 생존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의료진 7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16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간호사는 변호사를 통해 “그들(의사들)이 디에고를 죽였다”고 주장했다. 마라도나를 낮에 돌봤다는 이 간호사는 “마라도나가 죽을 것이라는 경고 신호가 많았지만 아무도 이를 막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라도나 죽음과 관련해 기소된 의료진의 유죄가 인정되면 8년에서 25년 사이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의료진 중에는 마라도나의 개인 주치의인 레오폴도 루케와 정신과 담당 의사도 포함됐다. 루케는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을 열고 “친구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라며 눈물로 결백을 호소했다.
지난해 11월 눈물로 결백을 호소한 마라도나 주치의. BBC 유튜브 캡처
지난해 11월 눈물로 결백을 호소한 마라도나 주치의. BBC 유튜브 캡처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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