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솽하이’ vs 모디 ‘쿼드’… 긴장의 파고 높아지는 인도양

시진핑 ‘솽하이’ vs 모디 ‘쿼드’… 긴장의 파고 높아지는 인도양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2-01-05 21:16
수정 2022-01-0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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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 해상패권 경쟁 본격화

왕이, 아프리카로 새해 첫 순방
미국 “함대 출범 위한 포석”주장
中 일대일로 핵심기조와 맞닿아

인도, 국경충돌 이어 대치 가능성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오른쪽) 에리트레아 대통령이 5일 수도 아스마라에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과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있다. 중국 외교부 제공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오른쪽) 에리트레아 대통령이 5일 수도 아스마라에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과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있다. 중국 외교부 제공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솽하이’(雙海·두 바다) 전략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전략이 인도양에서 충돌하고 있다. 양국의 해상 패권 경쟁이 본격화한 것이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지난 4일부터 나흘간 아프리카 북동부 에리트레아와 케냐, 코모로 공화국을 방문 중이다. 1991년부터 중국은 외교부장이 새해 첫 순방지로 아프리카 지역을 찾는데, 올해도 이 전통을 이어 갔다.

왕 국무위원은 곧바로 아시아로 돌아와 몰디브와 스리랑카도 방문한다. 리나 베납달라 미 노스캐롤라이나 웨이크 포레스트대 조교수는 “중국 해양 외교가 인도양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베이징의 속내를 모를 리 없다. 최근 미 국방부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케냐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 인민해방군이 주둔할 기지를 찾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과 나이로비 모두 이를 부인했지만 중국이 향후 인도양 함대를 출범시키고자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는 것은 분명하다고 포린폴리시가 설명했다. 중국이 추진하는 솽하이 전략의 일환이다.

솽하이 전략은 2005년쯤 중국 공산당의 국가 안보 개념으로 처음 등장했다. 서구 열강에 지배당한 ‘굴욕의 세기’(20세기)를 다시 겪지 않으려면 동·남중국해와 인도양에서 제해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다. 시 주석이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밀어붙이면서 핵심 기조로 자리잡았다.

2020년 6월 히말라야 국경 지대에서 중국과 충돌한 뒤로 극한의 대치를 이어 가는 인도 입장에선 이 전략이 달가울 리 없다. 인도가 미국과 손잡고 추진하는 대중 견제 협의체 ‘쿼드’ 전략과 충돌할 수밖에 없어서다.

포린폴리시는 “인도양 국가들에 대한 전략적 개입을 강화하려는 중국과 이를 막아 내려는 인도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2-01-0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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