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한 살배기부터 80대 노인까지 성폭행 

러시아군, 한 살배기부터 80대 노인까지 성폭행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2-04-12 17:20
업데이트 2022-04-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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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여성기구 “피해 심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의 한 주민이 러시아의 로켓포 공격으로 초토화 된 자신의 아파트 앞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의 한 주민이 러시아의 로켓포 공격으로 초토화 된 자신의 아파트 앞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달 24일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여성들의 성폭행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분유를 먹는 한 살배기 아기, 남편을 잃은 미망인, 미처 피난을 가지 못한 노인도 표적이 됐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권단체인 ‘라 스트라다 우크라이나’의 카테리나 체레파하 대표는 이날 화상으로 참여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군에 의해 저질러진 성폭행 사례를 설명하며 “러시아군이 민간인 성폭행을 일삼아 사실상 전쟁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체레파하 대표는 비상 연락망을 통해 러시아군이 12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성폭행을 자행했다는 연락을 받았기도 했다면서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밝혔다. 시마 바호스 유엔 여성기구 국장은 “러시아군에 의한 성폭력 범죄에 대한 보고가 급증하고 있다. 정의구현과 책임자 규명을 위해 이 의혹은 반드시 독립적으로 조사돼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피해자들이 증언에 나섰음에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주유엔 러시아 차석 대사는 “러시아군을 성폭행범으로 보이게 하려는 우크라이나 등의 계략”이라면서 “수차 말한 대로 러시아의 전쟁 대상은 민간인이 아니다”고 말했다.
러시아 남부 출신 1997년생 알렉세이 비치코프. 우크라이나인들은 SNS에 영아성폭행범의 신상을 공개했다.
러시아 남부 출신 1997년생 알렉세이 비치코프. 우크라이나인들은 SNS에 영아성폭행범의 신상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아기 성폭행 ‘공분’
분유를 먹는 한 살배기 우크라이나 아기를 성폭행한 후, 영상까지 찍어 친구에게 보낸 러시아군 병사의 신상 정보가 공개됐다. 러시아 남부 출신 1997년생 알렉세이 비치코프.

비치코프는 1세 아기를 상대로 성폭행한 영상을 러시아 SNS인 프콘탁테(VKontakte) 계정에 올렸다가 체포됐다. 비치코프가 동료 병사들에게 자신의 성폭행 영상과 사진을 보내면서 천인공노할 범죄 사실이 드러나게 됐다.

우크라이나 홀로스당 소속 여성 하원의원인 레시아 바실렌코은 아동 성폭행·살해가 자행됐다는 주장과 함께 ‘성폭행과 고문을 당한 뒤 살해된 여성’이란 제목의 사진을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바실렌코는 “10세 여아들의 생식기와 항문이 찢어져 있었고, 여성의 시신에는 나치 문양 모양의 화상 자국이 선명했다”며 “러시아 군인들이 성폭행하고 살해한 것”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 북쪽인 이반키우의 마리나 베샤스트나 부시장은 “한 마을에서 15살과 16살 자매가 성폭행을 당했다”며 “당시 러시아군은 지하실에 있는 소녀들의 머리채를 잡아 끌어냈다. 이 소식을 들은 여자 아이들이 ‘(러시아 군인들에게) 눈에 띄지 않고 덜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머리카락을 잘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러시아군 병사들에게 성폭행을 당한다는 피해 사례는 많이 들려왔지만 수도 키이우(키예프)에 살던 나탈랴(가명)가 구체적인 증언을 처음 내놓아 이 나라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이 문제에 관심 높은 우크라이나 여성 국회의원 레시아 바실렌코가 지난 1월 27일 의회에서 연설하는 모습. AFP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러시아군 병사들에게 성폭행을 당한다는 피해 사례는 많이 들려왔지만 수도 키이우(키예프)에 살던 나탈랴(가명)가 구체적인 증언을 처음 내놓아 이 나라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이 문제에 관심 높은 우크라이나 여성 국회의원 레시아 바실렌코가 지난 1월 27일 의회에서 연설하는 모습.
AFP 자료사진
“숨어있던 여성들까지 강간”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인 유로마이단프레스(EP)에 따르면 아나스타샤 타란(30·여)은 얼마 전 수도 키이우 외곽에 있는 이르핀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뒤 “러시아가 점령한 마을은 지옥과도 같았다. 러시아 군인들은 지하실에 숨어 있던 여성들을 강간했으며, 무고한 민간인에게 마구 총을 쏘아댔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보고서를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부도시 헤르손에 거주하다 피난을 떠난 한 20대 여성은 “지인을 통해 헤르손 거리 한복판서 젊은 여성들이 러시아 군인에 의해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에서 포로로 잡힌 러시아 군인에게 콘돔 뭉치가 발견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타란은 “남편과 함께 이르핀에서 탈출했지만, 우리에게 남은 것은 여권과 몇 장의 개인 서류, 반려묘 3마리 뿐이었다”면서 “여전히 많은 이르핀 주민들이 마을에 갇혀 있고, 누군가는 탈출을 시도하다가 사망했다. 나는 여전히 밖으로 나가는 것이 두렵다”고 호소했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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