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 외교부 제공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 의회가 “중국 반도체 생산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에 대한 제재를 요청하고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 내 마이크론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미국 측이 국가 안보 개념을 확장하고 국가 역량을 남용해 중국 기업을 부당하게 억압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마오 대변인은 “이러한 차별적이고 불공평한 처사는 중국과 미국의 정상적인 경제·무역 거래와 협력, 시장 규칙과 국제 경제·무역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전 세계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을 엄중하게 교란할 것”이라며 “중국은 필요한 조치를 취해 중국 기업과 기관의 합법적인 권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지난 21일 “마이크론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돼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중요 정보 인프라 운영자들에게 이 회사 제품 구매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마이크론이 만드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운데 첨단 제품은 한국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구형 제품은 자국 업체가 대신 공급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이에 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3일(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중국 CXMT에 대해 무역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에 진출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마이크론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도 했다. 중국의 계산을 간파하고 이를 무너뜨리려는 의도다.
중국에는 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있다. CXMT는 17나노미터(㎚·10억분의 1m) D램을, YMTC는 192단 3차원(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한다. D램 반도체 기술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다소 차이가 있으나 낸드플래시는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이유로 중국 당국이 마이크론 제품 구매 중단 지시를 내리자 중국·홍콩 증시에서 자국 메모리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그러나 중국 본토 기업들이 거대한 시장과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더라도 마이크론을 완전히 대체하기 힘들다는 견해도 다수다. 반도체 산업 전문가인 스라반 쿤도잘라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CXMT나 YMTC가 장족의 발전을 이뤘지만 미국의 장비 제한을 받고 있어 마이크론을 추월하기가 힘들다”고 분석했다. 중국 기업들이 ‘차포’ 떼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어 장기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통신도 “마이크론의 대안은 중국 본토 기업이 아니라 한국이나 일본의 메모리 제조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로 중국 본토 기업이 세계 최고 메모리 기업이 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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