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 살해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를 선고받은 미국의 전 미식축구 선수 OJ 심슨. 로이터 연합뉴스
프로풋볼 명예의 전당 회장 짐 포터는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심슨이 전날 암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포터 회장은 심슨이 전립선암으로 항암 치료를 받아왔다고 전했다.
심슨의 가족들도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그가 암 투병 끝에 숨졌다”면서 “(사망 당시) 자녀들과 손주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고 전했다.
심슨은 1994년 전처 니콜 브라운과 그의 연인 론 골드먼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오랜 재판 끝에 형사상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사건 자체는 미제로 남아 있다.
194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심슨은 1960년대 후반 서던캘리포니아대(USC)의 미식축구 스타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는 미국프로풋볼(NFL)에서 11시즌을 뛰면서 1973년 러닝백으로는 최초로 2000야드를 넘게 뛰는 등 여러 기록을 남겼다. 1985년에는 프로풋볼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선수 생활 이후에는 스포츠 캐스터와 영화배우 등으로 활동하며 부와 명성을 쌓았다. 하지만 1994년 그의 운명은 바뀌었다. 그해 6월 그의 전처와 그 연인이 자택에서 흉기에 찔려 사망한 뒤 며칠 만에 경찰이 심슨을 살인 혐의로 체포했기 때문이다.
심슨은 1967년 고교 시절 여자친구와 결혼해 세 자녀를 뒀으나 서른 살 무렵 18세 니콜 브라운을 만나 동거를 시작한 뒤 첫 번째 부인과 이혼했다. 1992년 브라운이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두 사람은 별거를 시작했고 결국 갈라섰다.
심슨은 결국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이 재판은 인종 문제와 가정 폭력, 경찰의 위법 행위에 대한 논란을 촉발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배심원 선정부터 평결까지 11개월이 걸린 재판 끝에 심슨은 1995년 10월 무죄 평결을 받았다.
이후 심슨은 2007년 9월 라스베이거스의 호텔·카지노에 들어가 동료 5명과 함께 스포츠 기념품 중개상 2명을 총으로 위협하고 기념품을 빼앗은 혐의로 체포됐다.
이듬해 무장 강도죄 등으로 최대 3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9년간 복역하다 2017년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2019년에는 엑스 계정을 만들고 자신의 근황을 알리는 글과 사진, 영상 등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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