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무원 “일본 초등생 죽은 게 대수? ‘일본인 살해’는 우리의 기율” 섬뜩 막말

中공무원 “일본 초등생 죽은 게 대수? ‘일본인 살해’는 우리의 기율” 섬뜩 막말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4-09-24 18:32
수정 2024-09-2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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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말 중국 동부 장쑤성 쑤저우에서 한 괴한으로부터 일본인 모자를 보호하려다 숨진 후유핑 씨를 추모하는 글과 조화. 그는 일본인 학교 통학버스 여성 안내원으로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받다 결국 숨졌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캡처 연합뉴스
지난 6월 말 중국 동부 장쑤성 쑤저우에서 한 괴한으로부터 일본인 모자를 보호하려다 숨진 후유핑 씨를 추모하는 글과 조화. 그는 일본인 학교 통학버스 여성 안내원으로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받다 결국 숨졌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캡처 연합뉴스


중국에서 10세 일본인 초등학생의 피습 사망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현지 한 공무원이 “우리의 기율은 일본인을 살해하는 것”이라는 막말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 농업농촌부 소속 황루이(41) 부주임은 최근 중국 SNS 웨이보에 “일본 아이를 죽인 게 대수인가?”라며 막말을 쏟아냈다.

그는 “무고한 사람을 죽인 게 아니라, 일본인을 죽인 것”이라며 “우리의 기율(紀律·도덕상 행위의 표준이 될 만한 질서)은 일본인을 살해하는 것이다”라는 섬뜩한 주장도 펼쳤다.

해당 발언은 온라인에서 급속도로 확산했고, 중국 누리꾼 사이에서는 부적절한 언사라는 비판이 커졌다.

논란이 일자 쓰촨성 당국은 “해당 사안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이를 처리할 준비가 돼 있다”며 상황 수습에 나섰다.

반면 중국에서는 일본인 초등생 피습 사망 사건을 비판하는 글이 삭제되는 반대의 상황도 함께 벌어졌다.

지난 21일 베이징의 법학자 자오훙이 온라인에 올린 ‘죽은 아이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글은 반향을 일으켰으나 곧 삭제됐다. ‘관련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해당 글에서 자오훙은 “애국주의라는 기치를 내건 어떠한 만행도 더 이상 묵인해서는 안 된다”며 “이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우리는 모두 공모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었다.

앞서 지난 18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는 등교 중이던 일본인학교 초등학생이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학생은 이튿날 결국 숨졌다.

중국에서는 지난 6월에도 장쑤성 쑤저우시에서 중국인 남성이 하교하는 자녀를 맞으러 나간 일본인 모자 등 3명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일어난 바 있다.

중일 외교 장관·차관급 회담
日 가미카와, 재발 방지 요구
中 왕이 “냉정하게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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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오른쪽)과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만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중국 선전에서 발생한 일본인 어린이 피습 사망 사건 등 양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사진은 두 사람이 회담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 2024.9.24 중국 외교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오른쪽)과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만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중국 선전에서 발생한 일본인 어린이 피습 사망 사건 등 양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사진은 두 사람이 회담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 2024.9.24 중국 외교부


잇단 일본인 피습 사건은 중국과 일본 사회 모두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에 양국 외교 수장은 해당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유엔총회 계기 미국 뉴욕을 방문한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23일 회담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일본 측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며, 중국 측은 해당 사건을 개별 사건으로 규정하며 정치화를 방지해야 한다고 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양국 관계의 중요한 기초는 국민끼리의 교류에 있다”며 “중국 측이 선전에서 발생한 일본 학생 습격 사건을 적절하게 처리하고 중국 내 일본인의 안정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SNS에서 일본인학교 등과 관련해 확산하는 근거 없는 악질적 반일 콘텐츠를 조속히 단속해 달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그러자 왕 부장은 “중국은 선전에서 발생한 일본 학생 피습 사건에 대해 법에 따라 조사 및 처리하고 중국에 있는 외국 시민의 안전도 법에 따라 보장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은 정치화와 사건의 (사안의) 확대를 피하기 위해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이후 중국 정부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에 폐기한 화학무기 문제를 재차 거론하며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中 외교부 “日화학무기 피해 지금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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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성 선전에 위치한 한 일본인학교 정문. 홍콩 명보 캡처
중국 광둥성 선전에 위치한 한 일본인학교 정문. 홍콩 명보 캡처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대표단과 OPCW 13개국 사절단이 이달 17∼22일 중국을 방문, 일본이 남긴 화학무기 발굴·회수·소각 등이 진행 중인 현장을 지켜봤다고 밝혔다.

린 대변인은 “(2차대전) 당시 중국을 침략한 일본군은 중국 대륙에서 화학무기를 대량 사용·폐기했고, 그 거대한 위험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며 “일본이 남긴 화학무기 독성 제거는 일본이 피할 수 없는 역사적·정치적·법률적 책임이다”라고 했다.

그는 “일본은 응당 화학무기금지조약과 중일 정부 간 양해각서 규정에 따라 긴박감과 책임감을 강화하고 전방위적으로 화학무기 처리 속도를 높여 중국 인민에게 깨끗한 땅을 돌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이 2차대전 당시 중국 지역에 남긴 화학무기 문제는 중국이 일본을 비판하는 오랜 주제 중 하나다.

중국 외교부는 중일 화학무기 처리 양해각서 체결 25주년을 맞은 지난 7월 일본이 남긴 화학무기 문제를 브리핑에서 다룬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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