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호사 ‘에볼라 자택격리’ 거부…자전거 타기도

미국 간호사 ‘에볼라 자택격리’ 거부…자전거 타기도

입력 2014-10-31 00:00
수정 2014-10-3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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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침해 내버려두지 않겠다” vs 주지사 “법이 허용한 권한행사”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치료 후 귀국하고 뉴저지 주(州)에서 사흘간 격리됐던 간호사 케이시 히콕스(33)가 자신의 거주지인 메인 주로 돌아간 뒤 주 당국의 ‘자택 격리’ 명령에 정면으로 반발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자전거 타는 에볼라 간호사
자전거 타는 에볼라 간호사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치료 후 귀국한 미국인 간호사 케이시 히콕스(오른쪽)가 30일(현지시간) 고향 메인주 포트켄트에서 주 당국의 ‘자택격리’ 명령을 거부한 채 남자친구와 함께 밖으로 나와 자전거를 타고 있다.
AP/뉴시스
히콕스는 30일(현지시간) 오전 자전거를 탄데다, 법원명령에 따른 강제격리 때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등 메인 주 당국과 충돌하고 있다.

자신은 에볼라 바이러스 음성반응을 보였고, 현재 아무런 에볼라 증상도 없으므로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없다고 주장하는 히콕스는 전날 오후에도 집 밖으로 나와 기자회견을 가졌다.

히콕스는 이날 오전 함께 거주하는 남자친구와 켄트 포트에 있는 자택에서 나와 경찰차가 뒤따르는 가운데 헬멧을 쓴 채로 5km 가량 자전거를 탔다.

그는 전날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메인 주의) 가이드라인을 따를 계획이 없다”면서 현재 에볼라 증상이 안 나타나므로 격리는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집 앞 기자회견에서도 “(격리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 이렇게 가만히 앉아 내 인권이 침해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기자들에게 “나를 껴안아도, 나와 악수해도 나는 에볼라를 전염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자신은 온전히 건강한 상태이며, 하루 2번 체온을 재는 등 몸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소속됐던 ‘국경없는 의사회’로부터 다음 달 20여 명의 의료인력이 귀국할 것이라고 들었다면서 “내가 나 자신을 위해서만 싸우는 게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그의 법정 대리인인 노만 시걸 변호사는 “에볼라의 전염 경로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다”며 “그러나 (대중의) 두려움은 의학적 사실에 근거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에볼라가 창궐한 시에라리온에서 진료활동을 했던 히콕스는 지난 24일 뉴저지 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뉴저지 주의 ‘의무격리’ 첫 대상자가 돼 병원으로 옮겨졌고, 음성 반응에도 격리돼 있다가 27일 퇴원했다.

메인 주는 집으로 돌아온 그에게 21일의 자발적 자택 격리를 명령했다.

메인 주의 조치 역시 뉴욕, 뉴저지 주처럼 연방정부보다 강한 수준이다.

폴 르페이지 메인 주지사는 이 같은 ‘독자행동’를 막고자 이날 히콕스와 얘기를 나눴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르페이지 주지사는 산책, 조깅, 자전거 타기는 허용하되 공공장소에 가는 것은 불허하는 절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페이지 주지사는 이후 “법이 허용하는 권한을 최대한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 당국이 법원명령을 받아 의무 격리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에볼라 잠복기를 고려한 21일간의 격리 기간은 오는 11월 10일까지다.

그러나 아무런 감염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메인 주 법원이 의무 격리를 명령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일단 히콕스 측은 필요할 때 이러한 명령에 대응할 준비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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