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쳇바퀴 도는 美 흑백 충돌 악순환

또… 쳇바퀴 도는 美 흑백 충돌 악순환

입력 2014-12-24 23:56
업데이트 2014-12-25 05:2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브라운 사태’ 퍼거슨 인근서 10대 흑인, 백인 경찰 총에 숨져

미국의 흑백 충돌 악순환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24일 AP통신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카운티 버클리 지역에서 순찰을 돌던 경찰이 흑인 청년을 총으로 쏴 숨지게 했다고 보도했다. 총격 장소인 버클리의 한 주유소는 지난 8월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관 총에 맞아 숨진 퍼거슨에서 불과 3㎞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경찰은 즉각 현장을 통제하고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미지 확대
앤토니오 마틴이라고 알려진 18세 흑인 청년이 경찰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다시 발생한 가운데 24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카운티 버클리의 한 주유소에서 경찰이 항의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버클리는 전국적 시위로 번졌던 마이클 브라운 사건의 현장 퍼거슨에서 불과 3㎞ 떨어진 곳에 있다. 버클리 AP 연합뉴스
앤토니오 마틴이라고 알려진 18세 흑인 청년이 경찰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다시 발생한 가운데 24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카운티 버클리의 한 주유소에서 경찰이 항의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버클리는 전국적 시위로 번졌던 마이클 브라운 사건의 현장 퍼거슨에서 불과 3㎞ 떨어진 곳에 있다.
버클리 AP 연합뉴스
이번 사건도 경찰과 흑인 청년측 주장이 크게 엇갈리는 양상을 띠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경찰은 “23일 오후 11시 15분쯤 담당 지역을 순찰하던 경찰이 두 명의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고 접근하자 그 가운데 1명이 총을 꺼내 겨눴고 이에 따라 경찰이 대응 사격에 나서 1명이 숨지고 다른 1명은 달아났다”고 밝혔다.

경찰이 밝히지는 않았으나 숨진 이는 18세의 앤토니오 마틴으로 알려졌다. 그의 엄마 토니 마틴은 “아들과 함께 있었던 여자 친구의 주장에 따르면 경찰이 데이트 중인 그들을 자극했고 앤토니오가 일어나서 달아나려 하자 총을 쏴 죽였다고 한다”면서 “경찰은 이 가운데 그 어느 것도 확인해 주지 않고 내 아들의 시신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클 브라운 사건에 이어 또 흑인 청년 사망 사건이 터지자 세인트루이스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24일 새벽부터 항의 시위대가 주유소 인근에 모여들기 시작했고, 경찰들에게 야유를 퍼부으며 거칠게 항의했다. 시위대가 인근 주유소 유리창을 깨고 순찰차를 공격하자 경찰은 이에 맞서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시키기도 했다.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올랜드 브라운(36)은 “늦은 시간 순찰을 돌면서 사람들을 집으로 돌려보낼 의무가 경찰에게 있다는 건 인정하지만 매번 이렇게 치명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이건 엄연히 인종적인 차별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7월 흑인 에릭 가너가 불법 담배를 팔았다는 이유로, 8월에는 흑인 마이클 브라운이 강도로 의심된다는 이유로 경찰에 의해 살해당한 뒤 ‘정당한 공권력 행사’라는 불기소 결정이 내려지자 흑인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지난 20일에는 두 사건에 대한 보복을 암시하며 흑인이 뉴욕 시내에서 경찰 2명을 죽이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2014-12-25 11면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