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새끼와 17일 동안 1600㎞ 헤엄치던 범고래 새끼와 작별

죽은 새끼와 17일 동안 1600㎞ 헤엄치던 범고래 새끼와 작별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8-13 11:03
수정 2018-08-1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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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난 새끼를 끌고 바다를 떠도는 애달픈 모정으로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던 범고래 어미가 마침내 17일 만에 새끼를 놓아줬다.

고래연구센터(CWR) 연구자들에게 ‘J35’으로 불리는 이 고래는 캐나다 밴쿠버섬 앞 하로 해협에서 무려 1600㎞를 다른 무리들과 어울려 죽은 새끼를 코로 퉁기며 연어떼를 쫓다가 죽은 새끼를 놓아준 것이다. 보통 범고래는 새끼가 죽어도 일주일 정도 함께 데리고 다니다 놓아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어미의 행동은 그 범주를 훨씬 뛰어넘어 연구진을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J35는 지난 2010년에도 수컷 두 마리를 낳은 지 얼마 안돼 잃은 적이 있어 슬픔이 배가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CWR은 11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 “(워싱턴 산후안섬) 연안에서 촬영해 전송된 디지털 사진들을 보면 어미 범고래는 매우 건강한 상태”라며 “새끼의 사체는 미국과 캐나다 경계인 살리시 해의 대륙붕 바닥에 가라앉은 것으로 추정되며 연구진은 아마도 부검할 기회를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죽은 새끼(왼쪽)를 끌고 캐나다 밴쿠버섬 연안을 헤엄치던 어미 범고래.
죽은 새끼(왼쪽)를 끌고 캐나다 밴쿠버섬 연안을 헤엄치던 어미 범고래.
어미 범고래가 처음 죽은 새끼와 함께 유영하는 모습이 눈에 띈 것은 지난달 24일 밴쿠버섬 연안이었다. 새끼가 죽은 것도 같은 날로 보이며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과 캐나다 모두 대서양 북서쪽의 한 곳에 평생 머무르는 서던 레지던트 범고래를 멸종위기종으로 등재하고 있다. 현재 75마리 정도만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의존하는 치누크 연어가 최근 들어 급격히 감소해 먹을 거리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영국 BBC는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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