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2위’ 펩시 100년 만에 1위에 올려
74년 역사상 첫 여성 총재 탄생 기대감NYT “아직 유동적” 수락 여부도 불투명
미국 백악관이 김용 세계은행(WB) 총재의 조기 사임 발표 후 차기 총재 후보로 미 경제계를 대표하는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12년간 식음료회사 펩시코를 이끌다 지난해 10월 물러난 인드라 누이(64) 전 CEO를 물망에 올려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프랑스 전 재무장관 출신 크리스틴 라가르드를 총재로 선임해 세계 3대 경제기구 가운데 처음 ‘유리천장’을 깬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세계은행이 74년 역사상 처음 여성 총재를 탄생시킬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세계은행 총재 후보 인선 작업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누이 전 CEO의 이름을 거론해 왔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누이 전 CEO가 퇴임 예정을 알린 지난해 8월 트위터를 통해 “당신(누이 전 CEO)은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에게 ‘멘토(조언자)+영감’”이라면서 “당신의 우정에 깊이 감사한다. 미국인들을 이롭게 하는 이슈에 대해 열정적으로 참여해 준 것에 고맙다”고 밝혔다. NYT는 누이 전 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클럽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다른 비즈니스 리더들과 함께 식사를 해 왔다고 전했다.
누이 전 CEO는 세계 스낵·음료 시장에서 코카콜라에 밀려 만년 2위에 머물렀던 펩시콜라를 100년 만에 1위에 올려놓으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가 CEO로 재직하는 동안 펩시코의 매출은 80% 이상 늘었고 주가는 78%나 상승했다.
NYT는 세계은행 총재 후보 선정 과정은 “유동적이며 초기 단계”라면서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자리에 누굴 앉힐지 종종 자신의 감에 맡겨 결정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이 전 CEO가 백악관 제안을 받아들일지도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누이 전 CEO가 퇴임 당시 “86세 노모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IMF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를 언급하며 “세계은행의 차기 총재 역시 여성이 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AFP통신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누이 전 CEO 이외에도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대사, 데이비드 맬패스 미 재무부 국제담당차관, 마크 그린 미 국제개발처(USAID) 처장, 레이 워시번 미 해외민간투자공사(OPIC) 대표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9-01-1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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