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지 않았을 때의 제레미 테일러와 반려견 앨리.
오리건주 경찰 제공
오리건주 경찰 제공
미국 오리건주 중부에 사는 제레미 테일러(36)와 반려견 앨리는 지난달 24일 개스를 사러 집을 나섰다가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폭설이 말도 못하게 내렸던 것이다. 같은 달 27일까지 귀가하지 않자 가족들은 실종 신고를 했다. 그는 지난 1일 경찰에 의해 구조됐는데 그의 첫마디는 배가 고프다는 것이었다.
현지 경찰이 간헐적으로 밝힌 정보들을 취합하면 그는 첫날 하도 눈이 많이 내려 운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자동차를 세우고 그 안에서 밤을 새우기로 했다. 하지만 그 다음날에는 더욱 많은 눈이 내렸다. 공교롭게도 핸드폰을 집에 두고 온 상태였다. 그와 앨리는 자동차 밖으로 나와 걸어서 귀가하려 했지만 깊이 쌓인 눈 때문에 그러지도 못했다. 다시 자동차로 돌아왔다.
테일러는 가끔 차에 시동을 켰다가 따듯해지면 끄는 식으로 자동차 안을 데웠다. 먹을 것이라곤 패스트푸드 체인 타코벨에서 만든 타코 파이어 소스 세 팩밖에 없었다. 둘은 조금씩 나눠 먹으며 구조의 손길을 기다렸다. 그는 “운이 좋았다.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자”고 말했다.
타코벨은 테일러와 앨리가 건강한 상태란 점을 반기며 더 나은 타코 제품 등으로 대접하기 위해 제레미와 접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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