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반대 몸짓의 ‘진화’…태국 군부 곤혹

쿠데타 반대 몸짓의 ‘진화’…태국 군부 곤혹

입력 2014-06-04 00:00
업데이트 2014-06-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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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시민들이 다양한 행위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군정 당국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방콕 시민들의 쿠데타 반대 ‘게릴라’ 시위가 예고됐던 지난 1일 번화가인 아속역에서는 100여명이 기습적으로 시위를 벌였다.

당시 시위대는 영화 ‘헝거 게임’(The Hunger Games)에 나오는 제스처를 본떠 검지, 중지, 약지를 펴 인사하듯이 치켜들었다.

영화에서 독재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이 몸짓을 통해 시위대는 쿠데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후 이 세 손가락 제스처는 온라인망을 통해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상징으로 급속도로 확산됐다.

’레드셔츠’ 운동가인 솜밧 분가마농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손가락 세 개를 펴서 드는 것은 기본적인 정치권리를 요구하는 상징이 됐다”며 “오전 9시, 오후 1시와 5시, 하루에 세 번, 세 손가락을 펴 들자”고 촉구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세 손가락이 프랑스 혁명의 이념인 박애, 평등, 동포애를 뜻한다고 해석했고, 다른 네티즌들은 선거, 민주주의, 자유를 뜻한다고 풀이했다.

군부가 지난달 22일 쿠데타를 일으키고 나서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고, 강력한 온라인 및 오프라인 언론 통제에 나서자 저항을 상징하는 다양한 몸짓들이 나왔다.

시민들은 전체주의에 반대하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손에 들고 다니거나, 이 책을 포함해 정치 서적을 읽는 모습을 독재 반대의 뜻으로 온라인 망에 올렸다.

언론 통제에 대한 저항을 표명하기 위해 일부 네티즌들은 입에 검은 테이프를 붙인 사진이나 텅빈 흰색 혹은 검은색 종이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아이디 사진 대신 올렸다.

군정 관계자는 쿠데타 반대 제스처를 하면 체포되느냐는 질문에 “개인이 단독으로 그 같은 행위를 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시위 장소에서 그런 의사를 표명하면 처벌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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