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교과서에서 탁신 전 총리 기술 삭제돼

태국 교과서에서 탁신 전 총리 기술 삭제돼

입력 2014-09-16 00:00
업데이트 2014-09-1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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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태국 군부가 고교 역사 교과서에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에 대한 기술을 모두 삭제했다고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역사 교과서 저자인 타놈 아나름왓은 “교육부 관리들이 교과서에서 탁신의 이름을 지워버렸다”고 밝혔다.

태국에서는 원래 각 학교가 여러 종의 역사 교과서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쿠데타 이후에는 지정한 교과서만 사용하도록 바뀌었다.

이번에 지정된 교과서는 2006년 쿠데타로 탁신 전 총리를 몰아냈던 군부의 의뢰로 제작됐던 것으로, 이전 판(版)에는 탁신의 이름이 최소 7차례 언급됐었다.

하지만, 이번 판에서는 탁신 전 총리가 집권한 2001∼2006년에 대한 기술도 탁신이라는 이름은 빼고 “막대한 예산으로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한 정책들을 사용한 정부”라는 식으로만 묘사돼 있다.

군부가 역사교육위원회 의장으로 선임한 윈나이 롯제이는 교과서에서 탁신의 이름이 사라진 것이 단순 착오라면서도 어떻게 된 일인지는 설명하지 못했다.

그는 “편집자가 삭제한 것같다”면서 개정판에서는 탁신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태국 전문가인 크리스 베이커는 “역사 검열은 전체주의 정권이 하는 일”이라며 “태국처럼 개방된 사회에서는 역효과만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에서 탁신 전 총리에 대한 호불호는 분명히 갈린다. 그의 지지자들은 탁신 전 총리를 소외된 민중의 요구에 귀를 기울인 영웅으로 평가하는 반면 비판론자들은 그를 대중영합주의에 능한 부패한 정치인으로 여기고 있다.

교과서 저자인 타놈은 “탁신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그렇다고 그냥 역사에서 지워버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INYT는 아시아에서는 정부가 원하지 않는 부분을 역사에서 삭제하려는 사례가 있다며, 중국과 북한이 대표적인 경우라고 전했다.

중국 역사 교과서에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건이 언급돼 있지 않았고, 북한에서는 장성택이 숙청되기 직전 기록영화에서 그의 모습이 삭제됐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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