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의회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https://img.seoul.co.kr/img/upload/2019/11/07/SSI_20191107174817_O2.jpg)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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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의회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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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주인공은 녹색당 비례대표 의원인 클로이 스와브릭으로 지난 4일(현지시간) 기후 변화에 관한 연설 도중 더 나이든 의원들이 끼어들자 이 구호를 구사했다. 2050년까지 탄소의 배출량을 0으로 만들자는 ‘제로 카본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고 발언하면서였다.
“의장님. 얼마나 많은 지도자들이 수십 년 가까이 (기후 변화가) 진행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치적인 편의 때문에 밀실에서의 협의로 묶어두고 있었는지 보아왔고 알고 있지 않느냐. 우리 세대나 다음 세대는 그런 사치를 누릴 여유가 없다. 2050년이면 내 나이 56세가 된다. 이번 52기 의회 의원들의 평균 나이가 49세다.”
이 때 나이 든 의원이 뭐라고 끼어들자 스와브릭 의원은 오른손을 들어 제지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 뒤 “됐네 부머”이라고 심드렁하게 내뱉고 다시 연설로 돌아갔다. 그녀의 발언 이후 이렇다 할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온라인에서는 난리가 났다.
소셜미디어에서는 2017년 의회에 입성한 그녀를 “여왕”이라고 치켜세우는가 하면 나이를 갖고 차별한다는 지청구도 쏟아졌다. 크리스토퍼 비숍 의원은 “인기도 없고 잠이 덜 깬 의견”이라고 트윗을 날렸다. 반면 기후 변화에 대해 반대하는 정당의 토드 뮬러 대변인은 그녀가 얼마나 오래도록 변화의 동력으로 남아 있을지 지켜보자고 곱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부머는 베이비부머를 가리키는데 보통 1946년부터 1964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뜻한다. 트위터와 그보다 낮은 연령대가 애용하는 틱톡 같은 공간에서 요즘 뜨고 있는 “OK 부머” 캐치프레이즈는 나이 든 이들의 의견이나 주장에 일말의 관심도 없고 주의도 기울이지 않고 싶다는 뜻이다. 보통 뒤에 ‘힘든 나날을 보내셨지요’라고 비아냥거리는 문구가 따라온다. 우리말로 옮기자면 ‘됐네요. 부머. 힘든 세월 사신 건 알겠어요’쯤이 된다.
스바브릭은 스터프(stuff.co.nz)와의 인터뷰를 통해 “부머란 일종의 마음 상태를 뜻한다” 며 “젊은 사람들의 집단적 좌절감을 상징하며 도그마를 갖고 논쟁이나 입씨름에 뛰어드는 윗세대들에게 느끼는 감정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이런 문구를 공석에서 사용하면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지 몰랐다고 했다.
그녀는 파장이 커진 뒤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오늘 난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해 얘기를 하는 동안 나이로 공격하는 사람을 상대로 그 세대를 이르는 농담(부머)으로 간결하게 대꾸하면 그 상대를 돌아보게 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밀레니얼 세대가 모든 유머를 망쳤나 보다”면서 “아보카도를 좀 덜 밝히고, 스스로의 힘으로 (나이 든 세대들을) 밀어내자”고 한 술 더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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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넌 오코너(19)는 온라인 스토어에서 이 구호를 새긴 티셔츠를 판매해 2만 5000 달러 이상의 주문을 챙겼다고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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