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밀수범 사형 반대” 외친 싱가포르 시민들

“마약밀수범 사형 반대” 외친 싱가포르 시민들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2-04-04 15:15
업데이트 2022-04-0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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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3년 만에 사형 집행 강행되자
스피커스 코너에 400명 모여 항의 집회
‘IQ 69’ 말레이 청년 사형 집행 우려도

3일 싱가포르 스피커스 코너에서 열린 사형 반대 시위에서 한 활동가가 사형 선고를 받고 수감돼 있는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를 보고 있다. 싱가포르 AFP 연합뉴스
3일 싱가포르 스피커스 코너에서 열린 사형 반대 시위에서 한 활동가가 사형 선고를 받고 수감돼 있는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를 보고 있다. 싱가포르 AFP 연합뉴스
정부에 반대·항의하는 시위를 좀처럼 보기 힘든 싱가포르에서 마약밀수범 사형 집행에 반대하는 도심 집회가 열렸다.

4일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싱가포르 도심에 위치한 ‘스피커스 코너’에는 주최 측 추산 시민 약 400명이 모여 사형 집행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스피커스 코너는 싱가포르에서 경찰 허가 없이도 집회를 열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집회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2015년 사형 선고를 받은 압둘 카하르 오트만에 대한 형 집행을 싱가포르 정부가 지난달 30일 강행하자 이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68세인 압둘 카하르는 2013년 헤로인을 밀반입하다 적발됐다.

3일 싱가포르 스피커스 코너에 사형 반대 시위를 위해 모인 참가자들. 싱가포르 AFP 연합뉴스
3일 싱가포르 스피커스 코너에 사형 반대 시위를 위해 모인 참가자들. 싱가포르 AFP 연합뉴스
참가자들은 “우리의 손을 피로 물들이지 말라”, “국가 폭력을 멈춰라”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번 사형 집행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이로 인해 국제적인 관심을 모았던 말레이시아 국적의 나겐트란 다르말린감에 대한 형 집행 가능성도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겐트란은 21세이던 2009년 헤로인 42g을 몰려 들여오려다 체포돼 사형 선고를 받았다.

사형 집행일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지난해 11월 나겐트란을 사면해달라는 청원 운동이 국제적으로 벌어졌다. 지능지수(IQ)가 69인 나겐트란은 협박을 당해 범죄에 이용됐다는 이유였다.

3일 싱가포르 스피커스 코너에 사형 반대 시위를 위해 모인 참가자들. 싱가포르 AFP 연합뉴스
3일 싱가포르 스피커스 코너에 사형 반대 시위를 위해 모인 참가자들. 싱가포르 AFP 연합뉴스
말레이시아 총리도 사면을 요청하고 나서자 싱가포르 당국은 사형 전날 코로나19 감염을 이유로 집행을 유예했다. 그러나 싱가포르 항소법원은 지난달 29일 사형 선고를 감형해달라는 나겐트라 측의 상고를 기각했다.

싱가포르는 마약 관련 범죄자에 대해 사형을 집행하는 30여개국 중 하나다. 마약 밀매와 살인 등을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에서 가장 훌륭한 치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싱가포르 정부의 주장이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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