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기숙학교 종교교사, 학생 상대 범행
피해자 아기를 고아로 속여 기부금 받기도
1심서 화학적 거세 선고 안 하자 검찰 항소
인니 전역서 기숙학교 성범죄 14건 공론화
인니 기숙학교 교사의 여학생 상습 성폭행
자신이 가르치는 16~17세 여학생 13명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은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반둥의 이슬람 기숙학교 교사 헤리 위라완(36)이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5일 일간 콤파스 등이 전했다. 현지 언론 캡처
5일 인도네시아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서자바주 반둥 고등법원은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헤리 위라완(36)의 항소심에서 1심의 무기징역 판결을 깨고 사형을 선고했다.
이슬람 기숙학교 종교 교사 겸 재단 운영자인 위라완은 201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자신이 가르치는 16~17세 여학생 13명을 상습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가운데 8명이 아이 9명을 출산했으며, 현재도 임신 중인 피해자가 있다.
위라완의 범죄는 지난해 5월 처음 알려졌다. 피해자 중 한 명이 명절에 고향에 갔다가 가족들이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서다. 피해자 부모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수사가 개시됐다.
위라완은 피해자들에게 ‘결혼하겠다’, ‘아기를 돌보겠다’는 등 말로 회유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피해자들이 낳은 아이를 고아라고 속이고 지역사회에서 기부금을 받은 사실도 드러나 인도네시아 사회의 공분을 샀다.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반둥법원에서 열린 이슬람 기숙학교 교사 헤리 위라완(36)에 대한 공판에서 경찰관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위라완은 13명의 미성년자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2022.2.15 로이터 연합뉴스
다만 위라완의 사형이 집행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사형수는 500명 이상으로 추산되지만, 인도네시아는 2015년과 2016년 마약사범 18명의 사형을 집행한 뒤 6년째 형 집행을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도네시아 당국은 전국의 2만 5000개 이상 이슬람 기숙학교 ‘프산트렌’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해 프산트렌에서 발생한 성적 학대는 공론화된 사건만 해도 14건에 이른다.
이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