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포스터’ 찢었다고 살해… 파키스탄 폭도 6명에 사형 선고

‘무함마드 포스터’ 찢었다고 살해… 파키스탄 폭도 6명에 사형 선고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2-04-19 15:07
업데이트 2022-04-1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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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루자 중 88명에 유죄… 9명 종신형
신성모독 이유로 수백명이 집단 린치
산 채로 불 붙이고 시신 앞 셀카도

집단 린치로 살해당한 스리랑카인을 애도하기 위해 파키스탄 카라치 시민들이 그의 사진 앞에 장미 꽃잎을 놓고 석유 램프에 불을 켜고 있다. 2021.12.5 로이터 연합뉴스
집단 린치로 살해당한 스리랑카인을 애도하기 위해 파키스탄 카라치 시민들이 그의 사진 앞에 장미 꽃잎을 놓고 석유 램프에 불을 켜고 있다. 2021.12.5 로이터 연합뉴스
신성모독을 이유로 스리랑카인을 산 채로 불태워 죽인 파키스탄 남성 6명이 사형을 선고받았다.

1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매체 돈(DAWN)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반테러 법원은 이날 이 사건으로 기소된 89명 가운데 88명에 유죄를 선고하며 이런 판결을 내렸다.

사형 선고를 받은 6명 외에 9명에게는 종신형이 내려졌고, 1명은 5년형, 72명은 2년형을 선고받았다.

파키스탄 사회를 경악하게 한 사건은 지난해 12월 벌어졌다.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남동쪽으로 200㎞ 떨어진 시알코트에서 무슬림 남성 수백명은 스포츠용품 공장 관리자인 스리랑카인 프리얀타 쿠마라 디야와다나게(사망 당시 49세)가 신성모독죄를 저질렀다며 집단 난동을 일으켰다.

스리랑카인 집단 린치 살해 사건 관련자 6명이 사형 선고를 받은 1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펀자브주 검찰총장 나딤 사와르(가운데)가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2.4.18 EPA 연합뉴스
스리랑카인 집단 린치 살해 사건 관련자 6명이 사형 선고를 받은 1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펀자브주 검찰총장 나딤 사와르(가운데)가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2.4.18 EPA 연합뉴스
쿠마라가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의 이름이 적힌 포스터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를 구하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간 동료는 당시 지역 언론에 디야와다나게가 건물 청소를 앞두고 포스터를 제거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진 영상들을 보면 폭도들은 피해자를 길거리로 끌고 나와 돌과 막대로 마구 때리고 그의 몸에 불을 붙였다. 또 불타고 있는 시신 앞에서 셀카를 찍으면서 “신성모독”이라 외치기도 했다. 피해자는 파키스탄에서 10여 년간 공장을 운영해 온 기독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인 집단 린치 살해 용의자들이 파키스탄 구지란왈라에서 경찰에 의해 호송되는 모습. 2021.12.6 AP 연합뉴스
스리랑카인 집단 린치 살해 용의자들이 파키스탄 구지란왈라에서 경찰에 의해 호송되는 모습. 2021.12.6 AP 연합뉴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잔혹한 행위를 규탄하는 시위가 파키스탄 곳곳에서 열렸다. 임란 칸 당시 총리는 이날을 “수치의 날”이라 표현하면서 철저한 수사를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법률로 신성모독죄를 처벌하고 있어 이 같은 군중 폭력이 재발할 위험이 높다. 파키스탄은 종교적 신념을 모욕하거나 의도적으로 예배 대상을 파괴하거나 더럽히는 것을 금지한다.

한 소녀가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열린 시위에서 스리랑카인 집단 린치 살해 사건을 규탄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2021.12.4 로이터 연합뉴스
한 소녀가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열린 시위에서 스리랑카인 집단 린치 살해 사건을 규탄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2021.12.4 로이터 연합뉴스
이슬람 관련 인물에 대해 경멸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범죄로, 이슬람 경전 쿠란을 ‘괴의로’ 모독하면 종신형에 처할 수 있는 규정이 1982년 추가됐다. 1986년에는 무함마드에 대해 신성모독을 할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는 별도 조항도 삽입됐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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