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무역 진전없으면 ‘하나의 중국’도 없다”

“통화·무역 진전없으면 ‘하나의 중국’도 없다”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7-01-15 22:58
수정 2017-01-16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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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또 ‘하나의 중국’ 흔들기

이번엔 ‘협상 조건’까지 제시
경제 이득 취하기 위한 ‘전략’
중국 ‘트럼프 선전포고’로 봐
“세계엔 하나의 중국만 있을 뿐”

양안 긴장 고조 속… 정박 중인 대만 함정
양안 긴장 고조 속… 정박 중인 대만 함정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와 중국 정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양안(兩岸)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만 해군 함정이 12일 대만 남부 가오슝항에 정박해 있다.
가오슝 EPA 연합뉴스
“모든 것이 협상 중이다. ‘하나의 중국’을 포함해서.”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한 이 말을 일종의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고 있다. “세계에는 오로지 하나의 중국만 있을 뿐이다. 그 어떤 사람도 이를 바꿀 수 없다”는 짧지만 강력한 중국 외교부 성명에서는 ‘말이 필요 없다. 행동으로 준비하자’는 결기마저 느껴진다.

트럼프는 지난달 초에도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의 전화 통화와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들 뜻을 내비쳤다. 이후 중국은 수차례 “이 원칙은 협상 카드가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항공모함인 랴오닝호를 출동시켜 보하이만→서해→서태평양→남중국해→대만해협에 이르는 무력시위도 벌였다. 랴오닝호가 훈련 마지막에 대만을 한 바퀴 돈 것은 트럼프 당선자에게 “대만 문제는 곧 전쟁 문제”라는 점을 경고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이번 인터뷰에서 또다시 대만을 협상 카드로 쓸 뜻을 분명히 했다. “중국의 통화 정책이나 무역 불균형 문제에서 진전이 없다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협상 조건까지 제시했다.

중국 외교학원의 쑤하오 교수는 15일 “중국에 대만은 영토주권의 문제이자 국가권위의 문제이며, 공산당 정통성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공산당 통치가 붕괴하지 않는 한 대만 문제는 협상 카드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도 “대만은 중국에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이라면서 “대만이 현재 상태에서 이탈하면 중국은 국가적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의 미국 대통령들은 이 점을 잘 알기 때문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자는 ‘중국의 아킬레스건을 자극해 경제적인 이득을 최대한 취하자’는 전술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트럼프 당선자는 취임 이후 대만과 무기 판매 협상을 벌이는 한편 대만의 국제기구 활동도 보장할 것”이라면서 “중국과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7-01-1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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