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 든 마윈… 앤트그룹, 금융지주사 전환

백기 든 마윈… 앤트그룹, 금융지주사 전환

김규환 기자
입력 2021-01-28 17:10
수정 2021-01-29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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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업 변신해 가치 극대화 꿈 좌절
中런민은행 감독받는 개편안 제출

 ‘실종설’ 석 달 만에 모습 드러낸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실종설’ 석 달 만에 모습 드러낸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실종설이 제기됐던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석 달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마윈이 이날 오전 100여명의 교사를 상대로 화상 연설을 했다고 전했다. 마윈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10월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금융 서밋 이후 약 석 달 만이다. 2021.1.20
텐무뉴스 캡처
중국 최대 e커머스 업체인 알리바바그룹 산하 핀테크 기업인 앤트그룹이 중국 당국의 감독을 받기로 했다. 지난해 당국에 대들었다가 찍힌 마윈 알리바바 전 회장이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앤트그룹은 금융지주사로 전환해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의 관리·감독을 받는 내용의 사업개편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개편안은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금융안정발전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춘제(중국 설) 연휴 이전에 확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앤트그룹 측은 관련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알리바바의 전자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앤트그룹은 당초 자회사를 당국의 엄격한 관리·감독을 받아야 하는 금융지주사로 만들고, 모회사는 규제에서 자유로운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운영할 방침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마 전 회장은 앤트그룹을 상하이와 홍콩 증시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금융사가 아닌 IT 기업으로 변모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려 했던 마 전 회장의 꿈이 좌절됐다. 그는 앞서 지난해 10월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금융서밋’에서 보수적인 중국의 금융 감독 관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11월 초 앤트그룹 경영진과 함께 당국에 불려가 질책을 들어야 했고, 상하이·홍콩 증시에 앤트그룹을 상장해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를 조달하려던 상장 계획도 전격 중단됐다.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마 전 회장은 이후 종적을 감춰 실종설, 구금설까지 돌았다가 이달 20일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1999년 알리바바를 창업한 그는 2019년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개인 최대 주주로 그룹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21-01-2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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