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법·이름 다른 자국 음식으로 왜곡
국제적 상품분류 코드도 없이 ‘우기기’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의 백과사전이 김치에 이어 삼계탕도 중국에서 한국으로 전래했다고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3/29/SSI_20210329231150_O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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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의 백과사전이 김치에 이어 삼계탕도 중국에서 한국으로 전래했다고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3/29/SSI_20210329231150.jpg)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의 백과사전이 김치에 이어 삼계탕도 중국에서 한국으로 전래했다고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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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중국 최대 검색 포털 바이두에서 삼계탕()을 검색하면 “고려인삼과 닭, 찹쌀로 만든 고대 중국 광둥 국물 요리다. 한국으로 전파된 뒤 대표적인 한국 요리가 됐다”고 나온다.
실제로 광둥 지역에 여러 종류의 탕 요리가 있기는 하다. 닭과 돼지, 소고기 등을 채소와 함께 끓여 내는 ‘라오훠징탕’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라오훠징탕은 이름부터 조리법까지 삼계탕과 크게 다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19세기까지만 해도 한반도에서 닭 요리는 백숙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부터 백숙에 인삼을 넣기 시작했고, 1960년대에 지금 형태의 삼계탕이 모습을 드러냈다. 닭고기 안에 인삼과 찹쌀, 대추를 뚝배기에 넣고 끓이는 요리법은 중국과는 큰 관계가 없다는 것이 농진청의 설명이다.
심지어 중국은 삼계탕에 대한 HS코드조차 없다. HS코드는 모든 상품에 고유번호를 부여하는 국제적 상품분류체계로, 자유무역협정(FTA) 원산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우리나라는 삼계탕에 코드 번호(1602.32.1010)를 부여하고 있지만, 중국은 별다른 자국 기준이 없다.
최근 중국의 한국 문화 왜곡 사례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쓰촨 지역 염장 채소인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을 받은 뒤로 중국의 문화공정 논란이 가속화됐다. 환구시보는 ‘김치 종주국의 치욕’이라며 한국을 겨냥해 보도하기도 했다.
유튜브 구독자 1500만명을 보유한 중국인 리쯔치도 김장 영상을 올리며 ‘중국음식’(#ChineseFood)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논란이 됐다. 식품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본토로 수출하는 김치에 ‘파오차이’ 표기를 강제한다며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2021-03-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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