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톈안먼 광장 7만명 앞 고강도 발언
마오쩌둥과 같은 반열 지도자 각인 의도
3연임 불만 덮으려 민족주의 감정 호소
관람객들 공산당기 흔들며 박수와 환호
‘사회주의 상징’ 열병식 없는 대신 에어쇼
모두 노마스크 참석… 코로나 극복 부각
中은 환호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이 열린 1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당원 참석자들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톈안먼 성루에 앉은 공산당 전·현직 지도부는 물론 7만여명의 참석자들은 ‘노 마스크’ 상태로 합창단의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시 주석의 연설에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베이징 AFP 연합뉴스
홍콩은 시위
1일 주권반환 24주년이 겹쳐 경찰 1만여명이 시 전역에 배치된 홍콩에서는 시위자가 ‘초심을 잊지 마라’는 팻말을 들고 ‘모든 정치범을 석방하라’는 현수막을 펼친 채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홍콩 AP 연합뉴스
홍콩 AP 연합뉴스
중국에는 ‘개혁개방의 아버지’ 덩샤오핑(1904~1997)이 제시한 ‘두 개의 100년’ 목표가 있다. 공산당 창당 100년이 되는 2021년까지 ‘전면적 샤오캉사회’(중진국)를 실현하고 신중국 100년이 되는 2049년까지 ‘다퉁사회’(선진국)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정치학자들은 다퉁사회를 ‘미국을 넘어선 세계 최강대국’으로 해석한다.
베이징 수뇌부가 덩의 유훈을 지키려면 미국과의 충돌을 피해선 안 된다. 이번 연설을 통해 전 세계에 ‘(미국에) 얻어맞더라도 서구의 모욕은 더이상 참고 넘어가지 않겠다’는 경고를 보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시 주석은 2018년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10년) 규정을 없앴다. 내년 10월 열리는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3연임에 도전할 것이 확실시된다. 내년 당대회를 앞두고 ‘3연임 금지 규정’ 삭제에 대한 비판이 여전한 가운데 이런 불만을 ‘중화민족의 부흥’으로 덮고자 일부러 감정적인 표현을 활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호응하듯 전국 각지에서 모인 7만명 넘는 관람객은 시 주석 연설 중간마다 우렁찬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특히 “외부 세력이 우리를 괴롭힌다면 피와 살로 만든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를 부딪쳐 피를 흘릴 것”이라는 대목에서 거대한 함성을 쏟아 냈다. 이들은 다 같이 공산당기를 흔들며 ‘인터내셔널가’(노동자 해방을 주제로 한 민중가요)를 합창했다.
그는 감정의 골이 깊어진 홍콩과 대만에도 중국 주도의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와 ‘하나의 중국’ 통일 원칙을 재차 확인한 뒤 “중국 공산당 만세, 중국 인민 만세”라고 외치며 연설을 마쳤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등 공산당 원로들도 대거 참석해 시 주석에게 힘을 보탰다. 다만 건강이상설이 나도는 장쩌민 전 주석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서 사회주의 국가들의 랜드마크인 열병식은 없었다. 대신 베이징 상공에서 헬기 29대가 창당 100주년을 상징하는 숫자 ‘100’ 대형으로 날며 공산당 창당을 축하했고, 전투기 10여대도 창당 기념임을 뜻하는 ‘71’ 모양으로 편대를 유지하며 비행했다. 현장에 참가한 이들은 모두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핵산 검사도 마쳤다. 시 주석 등 공산당 지도부는 물론 일반인 참석자도 마스크 없이 행사장에 나와 ‘중국 공산당이 코로나19를 이겨 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2021-07-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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