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짓으로 ‘8964’ 썼다고 체포… 톈안먼 사태 흔적 지우는 中

손짓으로 ‘8964’ 썼다고 체포… 톈안먼 사태 흔적 지우는 中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4-06-05 00:18
수정 2024-06-0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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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주기 집회 원천 차단 나서

지하철 역에서 일반인 불심검문
홍콩 예술가 추모 행위에 연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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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톈안먼 사태 35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3일 홍콩 코즈웨이베이에서 행위 예술가 산무천(왼쪽)을 경찰들이 에워싸고 있다. 산무천은 중국 정부가 톈안먼 시위를 유혈 진압한 1989년 6월 4일을 뜻하는 ‘8964’를 허공에 썼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홍콩 AFP 연합뉴스
중국 톈안먼 사태 35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3일 홍콩 코즈웨이베이에서 행위 예술가 산무천(왼쪽)을 경찰들이 에워싸고 있다. 산무천은 중국 정부가 톈안먼 시위를 유혈 진압한 1989년 6월 4일을 뜻하는 ‘8964’를 허공에 썼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홍콩 AFP 연합뉴스
중국이 ‘톈안먼 사태’ 35주기를 맞아 집회를 원천 차단하고 경계 태세를 한층 강화했다. 홍콩에서도 희생자를 위로하려던 예술가가 체포됐다. 대만과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에서는 추모 행사가 진행됐다.

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지하철은 지난 2일 첫 열차부터 5일 막차까지 1호선 톈안먼동역 D출구가 임시 폐쇄됐다. 돌발 집회·시위가 열릴 것에 대비한 조치다.

중국 소셜미디어(SNS)에는 ‘베이징 도심으로 향하는 지하철역에서 불심검문을 받았다’는 젊은이들의 경험담이 늘었다. 바이두(중국판 네이버) 등에서 톈안먼을 검색하면 “결과가 없다”고 나온다. 톈안먼 사태 당시 학생들을 보호하려다가 실각한 자오쯔양(1919~2005) 전 총서기의 둥청구 왕푸징 생가 주변에도 사복 경찰이 대거 배치됐다.

‘국가보안법’ 시행 뒤 처음 톈안먼 시위 기념일을 맞은 홍콩에서도 경찰 감시가 강화됐다. 전날 밤 9시 30분쯤 홍콩 번화가 코즈웨이베이에서 행위 예술가 산무천이 허공에 손가락으로 ‘8964’를 한자로 썼다가 경찰관 30여명에게 연행됐다. ‘8964’는 중국 당국이 톈안먼 시위를 유혈 진압한 1989년 6월 4일을 뜻한다.

해외에서는 톈안먼 관련 행사가 이어졌다. 대만과 뉴욕 등에서 추모 행사가 열렸고, 런던에선 기념 연극이 올랐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페이스북에 “6·4(톈안먼 사건)의 기억은 인류 역사의 격류 속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톈안먼 사태는 중국 민주화를 용인하다가 겨난 후야오방(1915~1989) 전 총서기가 1989년 4월 숨지자 베이징 대학생과 시민들이 그에 대한 명예 회복을 요구하며 시작됐다. 시위가 장기화하자 최고지도자 덩샤오핑(1904~1997)은 톈안먼 광장에 탱크와 장갑차를 들여보내 무력 진압했다. 2017년 공개된 영국 기밀문서에는 “당시 사망자 수가 1만명이 넘는다”고 돼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사회 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24-06-0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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