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선거 나흘간 열전 돌입… EU 차기권력 놓고 물밑 전쟁

유럽의회 선거 나흘간 열전 돌입… EU 차기권력 놓고 물밑 전쟁

최훈진 기자
입력 2019-05-23 22:32
업데이트 2019-05-24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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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의석 그룹 후보가 집행위원장 1순위

‘친메르켈’ 중도 우파·좌파·극우 ‘3파전’ 속
마크롱 후보 추천 방식 반대로 진통 예상
EU 정상들, 28일 집행위원장 후보 논의
7월 본회의 과반 지지 받으면 공식 선출


통합과 분열의 기로에 선 유럽연합(EU)이 입법기관인 유럽의회 의원 751명을 뽑는 선거를 23일(현지시간) 시작했다. EU는 미국, 중국과 함께 자칭 타칭 ‘세계 주요 3대국’(G3)으로 불리는 만큼,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향후 5년간 EU를 이끌어갈 차기 지도부도 대대적인 개편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라 주목된다. CNN 등은 “유럽 전역이 극우·포퓰리즘의 위협에 직면한 데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난항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치러지는 이번 유럽의회 선거는 EU 자체의 미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영국·네덜란드에서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는 각 회원국 사정에 따라 24일 아일랜드와 체코(25일까지), 25일 라트비아·몰타·슬로바키아로 이어지고 26일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21개국에서 마무리된다. 개표는 모든 회원국의 투표가 끝난 뒤 이뤄진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EU 행정부 수반 격인 집행위원장 후보 1순위가 정해진다. ‘EU 대통령’으로 불리는 차기 집행위원장은 어느 때보다 분열된 유럽의회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EU 정상회의가 집행위원장 후보를 추천하면 유럽의회에서 최종 선출하는 절차를 밟는다. 2014년부턴 유럽의회 선거 결과에 따라 최다 의석을 차지한 정치그룹의 대표 후보(슈피첸칸디다텐)가 집행위원장 후보 1순위가 되도록 했다. 장클로드 융커 현 집행위원장은 현 유럽의회 제1당인 중도우파 성향 유럽국민당(EPP) 계열의 1순위 대표 후보로 나와 선출된 케이스다.

그러나 EU 정상들 사이에선 여전히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 추천 문제를 둘러싸고 의견이 갈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자신이 소속된 EPP 계열이 낸 47세 ‘젊은 피’ 후보 만프레드 베버 의원을 지지하고 있으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은 유럽의회 선거와 직결되는 후보 추천 방식 자체를 반대해 진통이 예상된다.

전례를 따른다면 베버 의원과 함께 중도좌파 성향 사회당(S&D) 계열 대표 후보로 나선 프란스 티머만스 EU 집행위 부위원장과 극우·포퓰리스트 정치 세력의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융커 위원장의 후임자 자리를 놓고 ‘3파전’을 벌일 전망이다. 티머만스 부위원장은 지난해 출마 선언 당시 “EU는 고립주의적 미국, 그리고 공격적인 중국과 직면하고 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선 유럽의 집단적 힘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26일까지 치러지는 유럽의회 선거가 마무리되면 EU 회원국 정상은 28일 만나 집행위원장 후보 추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집행위원장은 오는 7월 본회의에서 과반수(376명 이상)의 지지를 받아 공식 선출된다.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EU에서 가장 상징적인 5개 직책(빅5)은 28개 회원국 정상 모임인 EU 정상회의 의장, 유럽의회 의장, EU 중앙은행 격인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9-05-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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