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시신에 멍 자국… 사인 은폐 의혹, EU회의 참석한 나발니 아내 “푸틴은 악”

나발니 시신에 멍 자국… 사인 은폐 의혹, EU회의 참석한 나발니 아내 “푸틴은 악”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4-02-20 03:06
업데이트 2024-02-20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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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안치소 아닌 병원에 옮겨져
구급대원 “죽기 직전 강한 경련”

美 의원 “러, 테러지원국 지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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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러시아 대사관 인근에서 알렉세이 나발니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푸틴은 (살인을) 멈추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베를린 AP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러시아 대사관 인근에서 알렉세이 나발니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푸틴은 (살인을) 멈추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베를린 AP 연합뉴스
수감 도중 사망한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7)의 시신이 일반적인 안치소가 아닌 임상병원으로 이송돼 사인 은폐 의혹이 불거졌다. 시신에서 타박상과 멍 자국이 발견됐다는 증언도 나와 그가 숨지기 전 큰 충격을 받았을 수 있다는 추측이 불거졌다. 미국의 유력 상원의원은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라고 요구했다.

라트비아에서 발행되는 러시아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는 18일(현지시간) “나발니의 시신이 보통의 옥사자가 안치되는 법의학국 안치소가 아니라 시베리아 살레하르트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타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현장 구급대원은 “(다른 대원들에게) 나발니의 시신에 타박상과 멍 자국이 있다고 들었다. 그가 죽기 전 (이유를 알 수 없는) 강한 경련을 경험했고 사람들이 그를 옆에서 붙잡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후 사람들이 그를 소생시키려고 했지만 결국 심장마비로 숨진 것 같다. 왜 심장마비가 왔는지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시신을 인계받은 병원에서 부검이 금지됐다”고 덧붙였다. 현지 의료진 대신 모스크바에서 온 ‘전문가’가 나발니의 시신을 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러시아 정부의 사인 발표나 그의 시신을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처리하는 절차 등 당국의 움직임을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6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했다 남편의 사망 소식을 접한 율리아 나발나야는 진실을 알리기 위해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그는 안보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악’(evil)으로 지칭하며 “(푸틴과 푸틴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그날이 곧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19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국제사회에 나발니 죽음의 부당함을 알린다. 주제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소셜미디어에 나발나야의 참석을 환영한다며 “EU의 외교장관들은 러시아에서 자유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을 지지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서방에서는 러시아에 더 강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 가까운 린지 그레이엄(공화) 연방 상원의원은 이날 CBS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 나발니를 죽인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면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나발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러시아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해 왔고,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도 로이터통신에 “우리가 러시아에 취할 수 있는 제재 조치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이날 독일 연방 하원 국방위원회 위원장인 마리아그네스 슈트라크치머만은 “(러시아의 폭주에 대한) 올바른 대답은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주저하는 올라프 숄츠 총리를 압박했다.
류지영 기자
2024-02-2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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